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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9,760원, 123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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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작가, 노조를 상상하다

시, 소설, 웹소설, 칼럼·에세이, 번역, 평론·비평, 인문·사회, 어린이·청소년, 극작·각본·시나리오, 르포, 만화·웹툰, 그림·일러스트 등 장르를 넘어 작가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는 노조를 하겠다고 합니다. 작가노조를 만들겠다고 지난 2년간 여러 활동을 해왔습니다.
누군가는 의아해할 겁니다. 작가가 무슨 노동자야? 그러나 작가는 글을 쓰는 것으로 먹고살며, 글을 쓰는 일을 지속하기 위해 고심합니다. 하는 일이 다를 뿐, 일하는 방식이 다를 뿐, 작가도 노동자입니다.
누군가는 또 그럴 겁니다. 프리랜서가 어떻게 노조를 할 수 있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독립적인 노동, 자유로운 노동인 듯해도 작가들 역시 자본의 지배 아래 있습니다. 그러니 작가의 권리를 박탈하는 구조를 깨뜨리기 위해, 홀로 싸우지 않기 위해, 작가노조를 만드는 겁니다.
물론 지금의 법제도가 작가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노조를 만든다고 해서 교섭도 파업도 가능할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차라리 작가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지금의 법제도를 뛰어넘는 투쟁을 상상해보겠다는 게 작가노조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의지입니다.

21명의 작가, 자신의 노동을 말하다

아직은 노조를 준비 중인, 작가노조 준비위로 모인 많은 이들 가운데 21명의 작가가 책 만듦에 함께했습니다. 김선민, 김소희, 김예린, 김홍, 도우리, 박권일, 박서련, 박재용, 변윤제, 변정정희, 성상민, 안명희, 오빛나리, 위래, 은유, 이상민, 이수경, 이시도, 이준헌, 황모과, 희음 작가가 글쓰기 노동에 대해, 작가의 노동조합에 대해, 작가노조를 준비해온 시간에 대해 말했습니다.
글 뒤편의 노동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를 세세히 들려주거나, 글쓰기 환경에 대해 속속들이 들여다본 책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쓰는 자신의 노동 기록입니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글쓰기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작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있습니다.
이는 대중에게 글과 작가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몹시도 불안정한 작가의 노동에 대한 이해, 노동조합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작가들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스스로를 조직하고 이 사회의 모든 불안정한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겠다는 모습을 통해 노동에 대한 인식을 확장합니다. 작가와 독자가 노동자와 노동자로 연결되고 있음을 확인하며 다른 세상에 대한 기대를 전합니다.

우리 같이, 작가노조 합시다

동료 작가들에게 우리 같이, 노조 하자는 바람을 보냅니다. 노동자로 살아가는 무수한 독자들에게 안녕을 기원합니다. 고공에서 광장에서 현장에서 투쟁하는 해고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같은 노동자로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합니다. 21명 작가들의 말이, 작가노조를 준비해온 모든 작가들의 노력이 이 책으로 곳곳에 가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편집자의 말

그래서 어떤 노조를 만들 거냐고요? 당신의 싸움을 이해하고 응원하며 지지하는 공동체를 꾸릴 겁니다. 농담과 유머가 있는 성평등한 극락의 공간이 될 겁니다. 서로의 노동과 일상과 삶을 지키고 돌보고 지지하는 동료 집단이 될 것이고, 여전히 골방을 사랑하면서도 연대의 공유결합을 만들어낼 여정이 될 겁니다. 그런 다짐과 전망이 이 책에 다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완성된 건 아닙니다. 언제나 더 많은 작가들의 자리는 비어 있고, 쓰인 것보다 아직 쓰이지 않은 페이지가 더 많습니다. 작가노조는 이제 시작합니다.
이 책이 완성되어 독자들의 곁으로 갈 때쯤 작가노조 뒤에는 더 ‘준비위원회’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지 않을 것입니다. 혹시 아직이라면, 곧 그렇게 될 것입니다. 함께 목격자가 되어줄 독자들과 미래의 동지가 될 동료들에게 보냅니다.

작가노조 준비위원회

책 속에서

“내가 작가노조에 가입하고, 또 글을 쓰며 바라는 것 중 내 노동과 가장 깊게 관련 있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할 때마다 작가에게 저작권료를 달라는 것이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러도 따박따박 작곡가와 작사가, 연주가 등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가 지불되는데,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주면서 저작권료를 주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박재용

“많은 소설가들이 소설을 써서 돈을 벌지 못한다. 그리고 많은 ‘전업’ 소설가들도 소설을 써서 돈을 벌지 못한다. 나는 이러한 사실을 장르소설가로 데뷔하고도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소설의 고료와 인세, 상금, 판권료만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전업 소설가는 정말 많지 않고, 대부분의 전업 소설가는 소설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특강이나 강의, 북토크 등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위래

“한국 웹소설 시장에서 중국 웹소설의 수요는 정말 한 줌인데, 그마저도 AI 번역의 공세로 바람 앞의 촛불 신세다. 웹소설만이 아니라 번역 업계 전반에 해당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아직은 내가 AI보다 나은 번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까? AI가 나보다 못해도 출판사 입장에서는 AI가 더 저렴하지 않을까? 내가 최선을 다해 더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답일까?” ―김선민

“집필노동에 대한 논의가 더 공론화되어 조건을 바꿔낸다면 문학과 에세이, 르포, 번역, 칼럼 등의 내용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한다. 저임금과 과로에 내몰리지만 않는다면 각자의 현장을 기반으로 생생한 사유와 다양한 글이 세상에 더 많이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 ―황모과

“글 쓰는 노동자는 발로 현장을 누비며 이야기를 모으고, 그 이야기로 독자의 마음을 흔들고 변화를 이끈다. 이 땅의 수많은 ‘글 쓰는 4시의 신데렐라’는 맨발로 치열한 현실의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요정의 마법 같은 기적이 아니다, 발을 감싸줄 포근한 양말과 튼튼한 운동화 같은 ‘사회적 보호망’이다.” ―김예린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라 운이 좋아서였다. 무엇보다 어려운 시절에 여러 사람들이 지지하고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감사의 마음과 별개로, 앞으로 글 쓰는 노동자의 사회적 조건들, 특히 제도적 환경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시민이자 노동자로서 합당하게 존중받는 것이다. 작가노조 출범은 이 목표를 향한 결정적 한 걸음이다.” ―박권일

“누구나 생계와 존엄을 지키며 글을 쓸 수 있도록 최저 고료와 노동조건이 보장되는 구조의 설계가 시급하다. 출판 생태계가 좋아져야 구성원들 삶의 질이 나아진다. 모두가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정작 글 쓰는 사람의 권리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모순된 현실에서 작가노조라는 울타리를 우리 손으로 만들고 싶은 이유다.” ―은유

“전업작가는 사람과 만나기 싫어서 골방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열린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작가노조는 그런 의미에서도 필요하다. 다양한 작가들이 모여 서로 의견을 나누고 권리와 책임을 논의하는 조합으로서의 작가노조 설립을 지지한다.” ―이상민

“작가는 노동자이기에 노동자로서 조합을 결성할 수 있다. 그러면 교섭 대상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국가, 출판사, 혹은 출판협회, 아니면 문화재단? 작가가 교섭에서 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인세 비율 조정? 불합리한 계약 관행? 위계? 그래, 작가노조라면 응당 그런 걸 해야 마땅하겠다.” ―변윤제

“백 명의 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하다가 작가를 꿈꾸는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하면 두세 명 정도가 손을 든다. 나는 내가 지금 내 꿈을 살고 있다고 설명하려 애쓴다. 청소년 장래 희망 직군 1위가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물론 이 직업의 절망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하지 않는다.” ―박서련

“혼자 무리하며 태풍 속을 걷는 것보다 같이 들고 걸을 만한 우산을 만들면 어떨까. 우리는 각자 자신의 소중한 노동으로 생활을 지켜내고 있다.” ―김소희

“이제는 평론가의 권리를 위해 힘을 모을 차례이다. 언젠가는 평론가가 다른 부업을 하지 않고 평론만을 쓰며 먹고살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성상민

“작가로서 글을 쓰며 살아가는 일이란 대체 무엇일까? 원고료만으로 생활할 수 없기에 다양한 불안정 아르바이트와 계약직을 전전하고, 글쓰기 강의를 하고, 프리랜서로 다른 기획 일을 외주로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작가인가, 알바생인가, 학생인가, 강사인가, 아니면 그냥 ‘글을 중심으로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인가? 물론 많은 작가들이 이런 방식으로 일하지만, 이런 다층성이 오히려 작가라는 정체성을 더욱 모호하게 한다.” ―도우리

“작가노조가 정식으로 출범하고 난 뒤에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걸 보여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문이 활짝 열려 있고, 모든 작가의 목소리가 차별 없이 대표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알려주고 싶다. 아직 그렇지 못하다면 함께 그렇게 만들어나갈 수 있을 테니까!” ―김홍

“첫발을 내딛는 그 순간, 우리는 시작한 것이다. 작가노조의 설립은 또 다른 한 발이다. 이 영광스럽고 고귀한 한 발은 비록 멀리서 봤을 땐 의미 없는 발길질 같아 보일 수는 있겠다. 그러나 이것은 거대한 도약이다. 새 태양이 떠오르는 지평선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의 발걸음이다.” ―이준헌

“나에게는 해방, 자유, 활기, 이유 있는 반항이 극락과 가까운데, 당신에게는 어떤가? 아니다. 여기서 이럴 게 아니다. 작가노조에 들어와서 같이 논해보자. 작가노조는 당신에게 열려 있다.” ―오빛나리

“영화보다 더한 일들을 현실에서 자주 목격했다. 여러 현장에서 싸우는 이들을 마주칠 때마다 나는 종종 그때로 되돌아갔다. 왜 싸우지 않았을까, 아니 왜 싸우지 못했을까 자책할 때가 많았다. 만약 그때 단 한 명이라도 나의 싸움을 이해한다고, 그래서 응원한다고 지지해주면 어땠을까? 최근 소중한 동료 작가에게서 작가노조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들었다. 망설임 없이 참여했다. 당신을 싸움을 이해한다고, 그래서 응원한다고 지지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변정정희

“글쓰기 노동을 하는 우리에게는 이런 동료가 필요하고, 이런 동료들로 구성된 공동체가 필요하다. 서로의 동료가 되어 작가노조라는 공동의 울타리를 만들자는 제안은, 당신이 혼자서 해야 했던 싸움을 함께 춤추며 해보자는 제안이다.” ―희음

“어떤 형태든 삶을 유지하기 위해 수행되는 노동은 보호받아야 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의 현실에 저항하는 것이 노동자성, 노동자의 마음일 것이다. 나는 노동자인가. 나는 노동자이다.” ―이수경

“어쩌면 정말 그런 게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글쓰기로 최저임금을 보장받는다는 꿈 같은 일이 나 같은 무명 작가에게도 현실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대체 어떻게 그걸 가능하게 하겠다는 건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작가가 노동자라는 생각으로 모이는 것만으로도, 그 모든 게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가 속절없이 피어올랐다.” ―이시도

“릴레이 에세이를 통해 밝힌 작가들의 일과 삶은 열악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글을 쓰는 일을 지속하기 위해 작가의 임금은 어떠해야 하는지 제대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직업’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을 말한다. 글을 쓰는 일도 직업이다. 작가도 먹고살아야 한다.” ―안명희

차례

1부 작가노동을 말하다

어느 전업작가의 사정 (박재용)
하지 않은 노동에 대해 말하는 법 (위래)
웹소설 번역에 관하여 (김선민)
홀로 지쳐가기에서 함께 투쟁하기로: 출간계약서 최저선 지키기 (황모과)
4시의 신데렐라: 글 쓰는 노동자에게 '유리 구두'는 없다 (김예린)
운이 좋아 살아남았습니다 (박권일)
죄송하지 않기 위해서 (은유)
왜 작가노동의 가격은 쌀까? (이상민)
직업이 시인이에요? (변윤제)
작가노동, 근데 이제 집필노동은 아닌 (박서련)
현실과 작품의 외줄 타기 (김소희)
평론만으로 밥을 먹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성상민)
원고료 인상 이슈를 복잡하게 말하기 (도우리)

2부 작가노조를 만들다

따로 함께 각자 모여 쓰기 (김홍)
예비 작가 어린이의 신세 한탄 (이준헌)
성평등으로 극락-하기 (오빛나리)
우리는 글 쓰는 노동자로 존재한다 (변정정희)
작가노조라는 공동의 울타리를 향해 (희음)
작가노조, 매력적인 조직으로 (이수경)
어떤 봄을 생각하는 어떤 겨울 (이시도)

부록 작가노조를 준비하다: 2년간의 기록 (안명희)

지은이 소개

지은이 I 작가노조 준비위원회

2023년 3월 서넛의 작가가 작가노조(준)이라는 텔레그램 방에 모여 작가노조를 만들어보자고 한 것이 시작이다. 몇 달간 비공개 논의를 진행해오다 9월 14일 집담회 “장르는 달라도, 우리는 모두 집필 노동자입니다!”를 통해 작가노조 준비위를 드러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연속포럼을 통해 작가의 노동과 작가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논의, 예술인 노조들과 산재보험 적용 요구, 작가단체들과 알라딘 전자책 유출 사태 대응,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에 참여 등의 연대 활동, 작가노동을 주제로 한 뉴스레터 발행, 성평등 워크숍 진행 등 작가노조를 만들기 위한 여러 준비를 해왔다.
2024년 6월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던 날, “글쓰기도 노동이다, 작가도 노동자다”라는 선언 기자회견을 했던 작가노조 준비위는 이제, 지난 2년간의 준비위 활동을 마무리 지으며, 2025년 노조 정식 출범을 통해 모든 작가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노동조합으로 거듭난다.



참여 작가

김선민
김소희
김예린
김홍
도우리
박권일
박서련
박재용
변윤제
변정정희
성상민
안명희
오빛나리
위래
은유
이상민
이수경
이시도
이준헌
황모과
희음

도서 정보



도서명: <작가노동 선언 ― 우리는 글 쓰는 노동자다>

- 분류: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노동문제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 판형: 124*188mm, 220쪽 / 무선제본
- 정가: 16,800원
- 출간 예정일: 2025년 4월 25일
- 펴낸곳: 오월의봄

※ 표지 및 본문 구성 등 세부 사항은 최종 제작 시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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