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의 삶을 정리한 생애사는 그 자체로 한국에서 보기 드문 기록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목소리도, 장애인의 모습도 외면하는 한국 사회에서 존엄과 다양성을 말하는 이 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구술에 참여한 열 명은 서로 각각 다른 장애를 가지고 각자 다른 삶을 산다. 그들의 삶은 그저 삶일 뿐이다. 구술자들은 장애를 ‘극복’하지 않는다. 비장애인에게 ‘힐링’이나 ‘용기’를 주기 위해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비장애인 독자는 장애인의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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