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식물의 생태를 세심하게 관찰하여 세밀화로 기록하는 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이 <식물 산책> <식물의 책> 이후 새로운 이야기로 독자들을 찾는다. 식물을 그리기 전에도 늘 식물과 함께였다는 저자에게 식물은 관찰과 기록의 대상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다. 그래서 식물을 들여다볼수록 그 곁에 선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성찰하게 된다고 한다. 일로든 일상으로든 삶의 순간순간마다 곁에 있어준 다양한 식물과 자신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풀어놓는다.
식물세밀화는 짧으면 1년, 길면 10년 이상 걸리는 호흡이 긴 작업이다. 꽃과 만나는 순간, 식물이 만개한 모습을 포착하는 행운은 쉽게 오지 않는다. 식물이 늘 같은 자리에 있더라도 자연의 시간을 예측하기 어려워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절정의 순간을 만나게 되거나, 인간의 훼손에 의해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도 생긴다. 저자는 변화무쌍한 자연 속에서 땅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묵묵히 살아 숨쉬는 작고 큰 각종 식물과 함께해온 '나'에 관한 이야기와 더불어, 그 시간에서 길어 올린 삶의 의미와 지혜들을 아낌없이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