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미 삼남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8의 살인》 《0의 살인》 《뫼비우스의 살인》은 기본적으로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본격 미스터리입니다. 쓸데없이 질질 끌지 않고 사건, 수사, 추리로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 때문에 전개도 빠르고 책장도 술술 넘어갑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좀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웃음입니다.
평소 접하기 힘든 의료 도구나 의학 용어가 나오기는 하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덧붙여 엄연한 본격 미스터리다.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이 존재하며, 그 범인은 잘 은폐되어 있다. 도중에 밝혀지는 어떤 진상은 눈치채는 독자도 많지 않을까 싶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니까 마지막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
몽상만으로는 혹독한 현실을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너무 현실적이면 삶이 퍽퍽하다. 이사카 고타로는 인생의 초입에 서 있는 소년소녀를 주인공으로 삼아, 굳어버린 선입관과 정답을 찾기 힘든 삶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도 몽상가적인 전개와 결말을 잊지 않는다. 그러한 두 측면이 어울려 딱딱하면서도 부드럽고,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작품으로 완성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2001년 일본에서 이 소설이 발간되고 12년이 지난 현재, 소설의 내용이 ‘이건 말도 안 돼’라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면서도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어째서일까요? 어쩌면 작가가 그려낸 비현실이 우리의 현실에 한 발짝 다가온 탓인지도 모르겠군요. 정말로 소설 속 내용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겠지요. 그러려면 현재 우리의 교육과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할 듯합니다.
결합된 현실과 허구가 자아내는 묘한 분위기와 후반부에서 느낄 수 있는 속도감, 호러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잊지 않고 양념처럼 첨가한 미스터리적 요소들. 과연 환상의 데뷔작이라고 불릴 만합니다. 이렇게 독특하고도 재미있는 작품을 국내에 소개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두 사람의 연애에 우주와 양자역학 등의 요소가 소스처럼 잘 배어 있어서 상당히 독특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거기에 미스터리가 첨가되면서 후반부에 먹먹하고 뭉클한 감정이 밀려온다. 덧붙여 ‘우주와 양자역학에 대한 잡학이 곳곳에 담겨 있으니 우주를 좋아하는 분도 꼭 읽어보세요’라는 작가의 말처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비틀즈와 스토커라. 소설 속에서는 비틀즈 덕분에 인생이 변한 등장인물이 스토커로 등장하지요. 길게 언급하다가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그가 어떻게 스토킹을 하는지, 작가가 《러버 소울》을 소설 속에서 어떻게 요리했는지는 직접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비틀즈가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듯이 이 소설 역시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네요.
비틀즈와 스토커라. 소설 속에서는 비틀즈 덕분에 인생이 변한 등장인물이 스토커로 등장하지요. 길게 언급하다가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그가 어떻게 스토킹을 하는지, 작가가 《러버 소울》을 소설 속에서 어떻게 요리했는지는 직접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비틀즈가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듯이 이 소설 역시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네요.
이 작품에는 소설 속의 추리게임이 아니면 절대 볼일이 없는 고난이도 트릭이 대거 등장합니다. 실제로는 절대로 쓰지 않을 것 같은 방법, 그렇기 때문에 풀기 위해 더욱더 머리를 굴려야 하는 트릭을 다섯 악당과 함께 검토하는 동안 독자들은 어느덧 본격미스터리의 세계로 빠져들게 됩니다.
『사관장』에는 미쓰다 신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미쓰다 신조는 『백사당』에 등장하여 다쓰미 미노부라는 인물이 들려준 체험담을 『사관장』이라는 책으로 펴내는 경위를 그려냅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사관장』을 출간한 지 몇 달 후에야 『백사당』을 펴냈는데요. 즉 『기관』에서 미쓰다 신조가 연재하는 ‘모두 꺼리는 집’과 『작자미상』에 수록된 동인지 ‘미궁초자’처럼 작품 속의 작품으로 취급되어야 할 만한 『사관장』이 실제로 먼저 출간되어 미쓰다 신조가 지향하는 메타픽션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관장』에는 미쓰다 신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미쓰다 신조는 『백사당』에 등장하여 다쓰미 미노부라는 인물이 들려준 체험담을 『사관장』이라는 책으로 펴내는 경위를 그려냅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사관장』을 출간한 지 몇 달 후에야 『백사당』을 펴냈는데요. 즉 『기관』에서 미쓰다 신조가 연재하는 ‘모두 꺼리는 집’과 『작자미상』에 수록된 동인지 ‘미궁초자’처럼 작품 속의 작품으로 취급되어야 할 만한 『사관장』이 실제로 먼저 출간되어 미쓰다 신조가 지향하는 메타픽션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관장』에는 미쓰다 신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미쓰다 신조는 『백사당』에 등장하여 다쓰미 미노부라는 인물이 들려준 체험담을 『사관장』이라는 책으로 펴내는 경위를 그려냅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사관장』을 출간한 지 몇 달 후에야 『백사당』을 펴냈는데요. 즉 『기관』에서 미쓰다 신조가 연재하는 ‘모두 꺼리는 집’과 『작자미상』에 수록된 동인지 ‘미궁초자’처럼 작품 속의 작품으로 취급되어야 할 만한 『사관장』이 실제로 먼저 출간되어 미쓰다 신조가 지향하는 메타픽션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얼마 전에 영화관에서 큰 낭패를 보았다. 좌석에 앉기 직전에 팝콘 통을 바닥에 떨어뜨려 팝콘이 반도 넘게 쏟아졌다. 일이 터지고 수습될 때까지 시간으로 따지면 고작 5분쯤이었을까. 하지만 가슴이 철렁했고 사전에서만 보았던 진땀이라는 것을 실제로 흘렸다. 별일도 아닌데 사람이 뭐 그리 소심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그야말로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이렇듯 살다 보면 한 번쯤은 진땀이 흐르는, 욕이 나오는, 비명을 지르고 싶은 경험을 하기 마련이다. 만약 아직 그런 적이 없어서 그게 무슨 감각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면 이 책 《세 가지 악몽과 계단실의 여왕》을 읽어보기 바란다. 이 책에는 내가 겪은 해프닝은 아무것도 아닐 만큼 악몽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미카라데타사비(身から出た?)’라는 속담이 있다. 칼 자체에서 녹이 생겨 도신(刀身)을 삭게 한다는 것에서 유래한 말로, 자신이 저지른 악행의 결과 스스로 괴로워한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말로 바꾸면 자업자득이나 인과응보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이 책에 수록된 네 단편은 모두 그러한 요소를 띠고 있다. 스포일러가 될 테니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자기 자신이 씨앗을 뿌린 악몽이 점차 크게 자라나 스스로를 삼킨다. 약간 억울해 보이는 측면도 있으나 악몽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그저 오싹한 절망을 안겨줄 뿐이다. 결코 황당무계하지 않고 실제로 있을 법한 일들이라 더욱 무섭다.
수상작만으로는 책을 낼 수 없다. 책으로 묶기 위해서는 완성도 있는 단편을 여러 편 더 써내야 한다. 마스다 타다노리는 완성도 있으면서도 인상적인 단편으로 독자들에게 악몽을 선사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그가 더 좋은 작품으로 독자와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