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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임영호

최근작
2024년 1월 <미디어와 시대정신의 탄생>

위기 관리 1 : 노상강도, 국가, 법과 질서

유명하지만 의외로 잘 읽지 않은 책이 간혹 있다. 문화연구 분야에서는 <위기 관리>가 그런 책이 아닌가 한다. 내용이나 문장 자체가 복합하고 난해할 뿐 아니라, ‘국면 분석’이란 연구방법의 특성 때문에 1950- 70년대 영국의 구체적 상황을 잘 모르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량이 상당히 많고 시장성이 높지 않아 일반 출판사에서 선뜻 소화하기 쉽지 않은 탓에 그동안 번역서로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연구재단의 명저번역 지원사업 덕분에 문화연구의 지성사에서 공백으로 남아 있던 오랜 숙제 하나를 해결하게 되어 마음이 홀가분하다. 번역은 반역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번역자의 노력과 창의적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책은 다양한 갈래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고설켜 읽기 좋게 풀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가독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일단 길고 복잡한 문장을 짧게 나누어 읽기 쉽게 바꾸었다. 이 저술은 이론서가 아니다. ‘국면 분석’이라는 접근방식이 시사하듯이 이론에 근거하기는 하지만 이론은 배후에 물러서 있고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세밀한 검토와 분석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수많은 사건과 인명, 지명, 일화가 역사적 맥락과 얽혀 있어 이에 대한 해설이 꼭 필요한 부분에는 200여 군데 역주를 붙였다. 또한 구체적인 맥락 분석에 주력하다 보니 책에는 수많은 고유명사가 등장하는데, 비슷한 이름들을 혼동하지 않도록 가능하면 완전하게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막상 번역을 해놓고 보니 책 분량이 예상보다 많아졌다. 그래서 편의상 1부와 2부는 1권으로, 3부와 4부는 2권으로 나누어 출판하게 됐다. 문화연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번역을 시작했는데, 정작 도움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번역자인 듯하다. 번역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많은 공부가 됐다. 어떤 이론 공부든지 고전을 읽는 과정은 필수적이지만, 특히 이론과 현실 분석이 어우러진 책이라면 한국 현실에 비추어 이해하는 데 좀 더 유익할 것이다. 이 책은 1970년대 영국 사회의 맥락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지만, 현재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이 번역이 그러한 방향으로 기여하는 바가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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