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참 많은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왔다. 타인만이 아니라 나조차도 속이는 거짓말 속에서 내가 얻는 게 무엇인지 모를 때도 많다. 그러나 거짓말이 없었다면 지금쯤 내 몸이 공중분해되어 사방팔방 날아가 버리지나 않았을까 싶다.
거짓말이 썩 환영받을 만한 것은 아닐지라도 우리들 생의 한 축을 떠받쳐 왔음을 모르지 않을 만큼 살아 버린 지금, 거짓 속에서 건져 올린 투명한 진실을 부레처럼 띄울 줄 아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직접 알고 있거나, 건너 건너 들었거나, 인터넷 선을 타고 흘러나온 이들의 이야기를 펼쳐놓는 내내 고심했다. 무겁지 않게…… 가볍지 않게……. 가볍고 무거움 사이의 틈 메우기는 독자의 몫으로 남기며 알게 된 것들도 있었다. (……) 없는 길을 만들며 먼먼 도정에 나선 이들……. 김현 선생님의 “문학은 배고픈 거지를 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문학은 그 배고픈 거지가 있다는 것을 추문으로 만들고, 그래서 인간을 억누르는 억압의 정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에 힘입어 어설프게나마 이들의 목소리를 내보는 작업을 시도할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