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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최용탁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5년, 대한민국 충청북도 충주

최근작
2021년 11월 <청소년을 위한 조영래 평전>

당신이 옳았습니다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는 일은 많은 용기와 희생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조국과 민중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김근태 선생님은 민족의 현실과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아파하고 눈물 흘렸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이 땅의 민중들과 함께하며 민족의 미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분입니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을 당하면서도 끝내 희망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이자 민주 시민으로 살아갈 청소년 여러분들에게 평생을 민주주의에 헌신한 ‘김근태 이야기’가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사시사철

꽤 오래 일기를 썼는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그만두게 되었다. 아마 남에게 보일 목적으로 글을 쓰게 되자, 일기라는 은밀한 글쓰기와 멀어진 것 같다. 이 산문집에 실린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오래 밀어두었던 일기의 즐거움이 떠올랐다. 디스켓 한 장에 넣었다가 아주 분실해버린 내밀한 이야기들…….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부끄러움은 빼되, 부끄러움의 속살을 아주 가리지는 말자고 마음먹으며 쓰기 시작했다. 내가 좀처럼 사람을 만나지 않고, 하는 일이 계절에 따라 거의 정해져 있어 글의 내용은 대개 농사를 지으며 떠오른 상념들이다. 모아놓고 다시 읽어보니 감상과 분노에 사로잡힌 대목도 있고 소소한 기쁨에 마음이 달떠 써 내려간 구절들도 눈에 띈다. 그리고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낯설거나 사라져가는 풍경들이 내 기억에 남아 있다가 저절로 글 속에 스며들기도 했다. 어찌 보면 퇴행의 냄새가 풀풀 풍기는 글들인 것 같아 나름 진보라 자처하던 내 정체성에 대해 스스로 의심이 들기도 한다. 어중뜨기 농사꾼에다 말류 소설가로 살면서 그나마 책 읽기조차 멀리하니 세상의 속내를 살필 눈이 있을 리 없다. 다만 내가 살아가는 농촌이라는 터전이 단말마의 고비에 처해 있다는 것, 어쩌면 인간의 건강성과 흙에 대한 추억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마지막 인사를 우리에게 보내고 있다는 절박함이 조금이라도 전해졌으면 좋겠다. 우리가 사는 지구와 더불어 우리는 언젠가 우주의 한 입자로 흩어질 운명이다. 근원적으로 우리는 우주 앞에서 겸손해야 하리라. 다만 겸손의 내용만은 인간이 가꾸어온 정신에 있을 터, 그것은 ‘아름다운 연대’가 아닐까.

사철 어는 사람들

서울은 아니지만 도시로 간다는 사실에 가슴이 설레었다. 집에서는 논밭을 팔아서라도 하숙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완강히 자취를 고집하였다. 이때 이미 나는 집안을 배신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코 부모들이 기대하는 법관이니 의사 따위가 될 수는 없었다. 그러자면 나를 위해 논밭을 파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최소한의, 그리고 마지막 배려였다. 거의 습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일 년이 넘었지만 내 머리 속에는 그가 남기고 간 말이 한시도 떠난 적이 없었다. 시를 위한 순교, 처음에는 충격으로 와 부딪친 그 말이 어느 틈에 나의 화두가 되어 있었다. 그에게 그게 길이었듯이 내게도 그 길 이외의 어떤 길도 가볼만 한 삶의 길은 아니었다.

즐거운 읍내

시골에서만 살다가 인근의 소도시에 따로 거처를 마련하여 양서류처럼 지낸 지 세 해가 넘었다. 아이들 학교 문제로 그리된 것인데 소도시에서 보고 듣는 사람살이 이야기도 제법 솔깃한 바 있었다. 어딘들 그렇지 않겠냐마는 대개 돈 때문에 지지고 볶거나 난잡한 욕망들이 들끓는 그런 이야기들을 나 역시 꽤나 보고 듣게 되었다. 군자라면 마땅히 즉시 귀를 씻어야 할 그런 말들을 나는 소설가인 탓에 행여 잊을까보아 메모까지 하곤 했다. 때로는 오일장에서, 혹은 호프집에서 몰래 엿들은 필부필부(匹夫匹婦)의 말들이 이 소설 속 에피소드로 문자의 옷을 입었다. 비천함을 좋아할 순 없지만 세상의 비천함에서 눈길을 거두고 나면 남아날 세상사가 얼마나 되겠나 싶다. 소설을 쓰면서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느끼곤 했다. 비루한 삶을 신나게 조롱하다가도, 그렇다면 이들과 다른 고상한 삶은 무엇이지? 또 나는? 하는 의구심이었다. 언젠가는 답을 얻을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JTI 팬덤 클럽

소설을 쓰다가 생각이 막힐 때면 나는 충주에서 청풍으로 이어지는 호반 길을 달리곤 한다. 봄이면 찬란하도록 희게 부서지는 벚꽃의 터널을 지나고 늦가을이면 진경산수가 병풍처럼 따라오는 길, 그 정겨운 구비 길을 시속 30킬로 정도로 느릿느릿 돌아서 찾는 곳은 늘 월악산 송계 계곡 민박집이다. 민박집 주인은 말없이 너그럽고, 하루 한 번 직접 콩을 갈아 만드는 두부 냄새가 고소하게 감돈다. 방금 누른 두부 한 접시 들고 너럭바위 앉으니 흐르는 물소리에 홀로 술 한 잔을 기울이다보면 문득, 세상사가 바람 속의 티끌 같다. 무엇을 바라고 이 몽매의 어둠 속을 헤매는 것인지. 하룻밤 자는 동안 밤새 물은 지저귀며 내 안으로 스며들어 흥건해졌다. 나는 또 한 계절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후회와 부끄러움이 결국 내가 산 한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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