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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이름:조영석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6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0년 1월 <소년들은 죽이면 안 되나요>

선명한 유령

내가 좋아하던 시인과 노래꾼은 일찍 죽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그들보다 더 늙은 사내가 되어 있었다. 그들보다 오래 살아남아 그들보다 더 발견해 낸 생의 비밀은 무엇이었나. 거의 매일 반성하며 때론 모른 척하며 가끔은 분노하며 매번 체념하며 지독히 쓸쓸해하며 어쩌다 한번 시를 쓰며 벌써 몇 계절을 흘려보냈다. 다시 겨울이다. 몇 년째 겨울잠 잘 곳이 마땅치 않다. 첫 시집을 내놓으려니 가슴 한쪽이 서늘하다. 발 뺄 수 없는 곳까지 들어와버린 느낌. 이 세상에 내려왔었다는 증거를 겨우 하나 남긴 셈이다.

토이 크레인

오래 묵은 시들을 내보낸다. 더이상 세상에 없는 사람들이 웃고 있는 구한말 흑백사진을 보는 느낌이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있어야 할 일들은 생기지 않았다. 사랑하던 사람 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떴고 좋아하던 사람들은 하나둘 미쳐갔다. 그사이 이 땅의 대기(大氣)가 달라졌다. 팽팽하던 마음의 현(絃)이 꼬일 대로 꼬여서 끊어지기 직전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모진 삶을 쳐다보며 그래도 깔깔거릴 수 있는 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하여 가장 소중한 나의 가족 봉순과 니체, 풀냄새 나는 것들 앞에선 여지없이 녹아내리고 마는 아내 덕분이다. 사랑한다.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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