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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국내저자 > 사진/그림

이름:이성표

최근작
2024년 1월 <여우똥을 이뻐하면>

별이 좋아

몇 년 전 여름, 아이들과 함께 바닷가에 누워 밤하늘을 보던 생각이 난다. 초등학교 때 이후로 그렇게 많은 별을 보기는 처음이었다. 이 책을 시작할 때 내 마음에는 그 별들이 있었다. '파란 별'은 아마 바닷가에서 본 별이 아닐까? 그럼 '초록 별'은 숲에서 본 별이겠네. 숲 속 얕은 시냇물 속에 누워 별을 본 적이 있다던 친구의 이야기도 생각났다. 그 별들은 무슨 색이었을까? 지금 머물고 있는 여기 캐나다 자스퍼의 하늘에도 별이 많다. <별이 좋아>의 작업이 한창 탄력을 받던 어느 날, 별을 보러 나갔다. 드러눕듯 차에 기대어 실컷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것은 호수였다. 큰 바다였다. 아무리 헤아려도 끝이 없는 별의 바다. 너무 깊어서 자칫 그리로 빨려 들어갈 듯 두려웠다. 차에 기대고 있는 몸이 기우뚱 하늘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나는 그날 밤을 잊을 수 없다. 별이 하늘에 얼마나 많은지 알고 그림을 시작했음에도, 돌아와 그림들을 들여다보니 다 가짜 하늘 같았다. 다시 작업을 하면서 가능한 한 자주 밤에 나갔다. 도서관에서 별자리 책들을 빌려왔다. 망원경을 통해 보인, 눈이 닿지 못하는 깊은 하늘의 별들을 보니 조금 속이 풀렸다. <별이 좋아>는 자그마한 사각의 별 하늘이 지구에 와서 나무가 되고, 구름이 되고, 바다가 되는 그림 이야기이다. "나는 별이 좋아."라고 말할 때, 별은 이미 우리의 산에 내려와 있다. 별은 사랑하는 아이의 눈에 들어와 우리를 아이의 우주 속으로 끌어들인다. 밤하늘 앞에 서면, 몸이 둥실 떠오를 것이다. 둥둥 떠오른 우리들. 별은 바로 우리들이다.

여우똥을 이뻐하면

누군가 나를 이뻐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어릴 때 할아버지께서는 나를 너무 이뻐하셔서, 오랜만에 할아버지 댁에 가면 멀리서부터 눈물을 글썽이며 기다리고 계시곤 했다. 이젠 나도 나이가 들어 손녀가 생겼다. 얼마나 이쁜지 슬쩍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손녀뿐인가? 우리 딸도 이쁘고, 우리 아들도 이쁘다. ‘이쁘다’는 말엔 힘이 있다.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는 막다른 곳에 이르러도 용기를 잃지 않는다. 그것은 아이가 언제든 돌아갈 따스한 품이 있기 때문이다. 내 아이, 내 가족만 그런가? 공원 구석에 숨어 사는 고양이도, 아파트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도 이뻐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숲에 아무 말 않고 서 있는 나무에도 사랑이 필요하다. 들판의 키 작은 풀들도, 산속의 여우도 이뻐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요즘 보면 바다도, 파란 하늘도 ‘이쁘다’고 말해 줄 사람이 필요한 듯하다. 그렇다. 우린 모두 사랑이 필요하다. 나에게, 너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이쁘다고 말해 주자. 온 세상이 기운을 뿜으며 쿵쾅쿵쾅 즐거운 소리를 내는 광경을 보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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