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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임영조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3년, 대한민국 충청남도 보령 (천칭자리)

사망:2003년

최근작
2014년 6월 <[큰글씨책] 임영조 시선 >

시인의 모자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끌고 왔다는 우직함과 기특함이 스스로 위안이 되는 요즘이다. 하고많은 세상 일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이이란 고작 시 쓰는 일 말고는 달리 나를 구원할 길이 없다는 변명이 옹색하지만 오히려 솔직한 고백이다. 시 같은 수공업보다 최첨단 디지털의 위력이 막강한 세상, 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시대, 시란 안 써도 잘 살고 안 읽어도 행복한 세상이다. 그럼에도 연일 시집과 시 잡지가 범람하고 독자보다 시인이 더 많다는 나라에서 내 시집인들 무슨 힘과 행복을 보장하랴. 허나 이 미완의 시집을 세상에 디밀며 나는 간절히 소망한다. 가장 좋은 시, 가장 훌륭한 시를 쓴 시인으로 남기보다 진짜 좋은 시 한 편 얻기 위해 평생을 노심초사한 시인으로 기억되기를.

지도에 없는 섬 하나를 안다

해도 포기하지 않고 몸소 찾아 헤매는 무모한 고집과 상처와 외로움의 노정이 곧 내 삶의 뿌리이며 내 문학을 키워낸 자양이었다. 저 가파른 세기말을 건너뛴 내 영혼의 고조된 고백과 성찰,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내 생의 고뇌와 욕정과 엑스터시를 이 한 권의 거푸집에 채운다. 비록 남루한 집이나마 나처럼 등이 시린 사람들 두루 찾는 아랫목같이 따뜻한 시지브올 기억되면 좋겠다.

흔들리는 보리밭

그동안 내가 거둔 수확을 생긴 그대로 드러내놓고 그것으로 한 매듭을 짓고 후일을 기약하자는 자위로 나는 이 시선집을 엮는다. 26년씩이나 지어온 수확도 스스로 별볼일 없는 주제에 다시 후일을 기약한다는 것이 부끄러움만 더하는 일이 될는지 모른다. 허나 나에게 있어서의 시란, 늘 완성된 건축물이 아니라 계속 짓고 부수고 다시 고쳐지어야 할 영원한 미완의 건축물에 다름아니다. 앞으로 열정과 앞날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나 아무튼 계속되는 그날가지 나는 또 속는 셈치고 시의 양보다 시의 향기에 우선하는 작업에 헌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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