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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임철우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4년, 대한민국 전라남도 완도 (천칭자리)

직업:소설가 대학교수

기타:전남대 및 서강대 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하고, 전남대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근작
2022년 7월 <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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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이 책은 내게 조금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다른 작품들보다 유난히 더 애착이 가는 것은 아마도 내 소년 시절의 내밀한 속살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애잔하고 쓸쓸한 날들의 추억 한 줌씩은 저마다 가슴속에 간직하고 사는 법이다. (...) 이 소설은 그런 추억의 잡동사니가 담긴 낡은 서랍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백년여관

그사이, 내 안에서 어떤 것들은 죽었고 또 어떤 것들은 다시 태어났다. 이 순간 아직 나는 강을 건너고 있는 중이다. 언제쯤 저편에 닿게 될 것인지, 그건 나도 모른다. 그저 버둥대며 이 숨 가쁜 물살을 홀로 거슬러 나아갈 수밖에. ..."아니다. 당신이 말하는 해묵은 역사니 지나간 사건 따위를 나는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난 단지 사람을,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을 뿐이다. 죽은 자와 아직 살아 있는 자. 그들의 이름 없는 숱한 시간들을, 사랑과 슬픔과 고통의 순간들을 나는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기억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라고.

붉은 방·해변의 길손

저 어둠 속에 음험하게 도사린 엄청난 폭력과 거짓과 음모의 온갖 덫들을 확인해 내기엔 내 눈빛은 아직 흐리고, 가야 할 길의 끝을 분별하기엔 가슴은 덜 뜨거우며, 소리쳐 앞으로만 곧장 내닫기엔 너무 소심하고 의심이 많은 탓이어서일까. 그러기에 나는 늘 스스로에게 되묻곤 한다. 저 폭포처럼 쏟아지는 폭력과 거짓과 음모의 벽 앞에 너는 지금 당당하고 떳떳하게 마주 서 있는가. 그러나 여전히 나는 그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가 없다.

아버지의 땅

부모를 따라서 처음으로 섬을 떠나 뭍으로 옮겨온 후, 나는 미술 시간이면 언제나 바다와 배를 그려넣곤 했었다. 기차와 비행기와 빌딩만을 그려대는 도회지의 아이들 틈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아야 했을 때마다, 나는 늘 홀로 낙심하여 담 밖을 맴돌며 그들의 성 안으로 들어가기를 열망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들이 모르는 혼자만의 세계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치 무슨 은밀한 죄의 기억처럼 내심 자랑스럽기도 했었다. 결국 그 어린 시절 미술 시간의 그림 속에서처럼 나는 지금껏 늘 혼자서 새로운 출항을 꿈꾸며 커온 셈이지만, 그러나 내가 띄운 배는 번번이 가 닿을 곳을 미처 찾지 못하여 갈팡질팡 떠돌기만 하다가 종내는 오던 길로 되돌아와버리곤 했다. 그 동안 써온 것들을 막상 한데 모아놓고 보니 그렇듯 물만 가득히 차오른 배를 끌고 초라하게 되돌아온 때와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오직 진실된 삶만이 진실한 목소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므로,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떳떳해지도록 애써야 할 터인데도 여전히 그렇지가 못하다. 하지만 이 첫번째 작품집이 내게는 또 하나의 새로운 출항을 꿈꾸게 할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대기, 괴물

무척 오랜만에 소설집을 펴낸다. 여러 해에 걸쳐 간간이 발표했던 중?단편들을 추려 모았다. 막상 한데 모아놓고 보니, 의외로 어떤 공통점 같은 게 드러나는 성싶다. 주인공들 역시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것. 대부분이 가령 ‘기억과 죽음에 관한 사유’라고 불러도 좋을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이야기들은 또 쓸쓸하고 어두워졌다. 왜 늘 기억이니 상처니 하는 무거운 이야기만 하느냐 혹시 누가 물어온다면, 나로서는 그저 어떤 피치 못할 절실함 때문이라는 것 말고는 달리 대답할 게 없다. 그런데 정작 그 절실함의 이유야말로 나도 잘 모르겠다. 아픔에 과도하게 예민하면서도, 망각엔 또 너무 서툰 탓인가. 아니면 애초에 세상의 어둠과 난폭함을 유독 견뎌내지 못하는 허약 체질로 태어난 탓인가.

이별하는 골짜기

몇 해 동안 강원도 산간 지역을 혼자 무던히도 돌아다녔다. 사방이 막힌 정선의 산골짝에서 그 작은 간이역과 마주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별어곡(別於谷)’ 도토리 깍지만 한 역사 지붕에 걸린 그 낡은 간판을 보는 순간, 가슴속에서 뭔가 툭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역 건물은 폐가나 다름없었다. 합판으로 못질 된 창문들, 칠 벗겨진 벽체와 지붕, 잡초 무성한 화단…… 그날 먼지 수북한 대합실 나무 의자에 나는 한참을 홀로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그날 밤, 꿈속에 그 간이역이 다시 보였다. 역사는 말쑥한 모습이었고, 대합실엔 흰옷 입은 낯선 얼굴들이 삼삼오오 모여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를 기억해줘.” 꿈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그 버려진 역이 나한테 말을 걸어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소설은 그렇게 해서 태어났다. 그러므로 두 남자와 두 여자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이 소설의 진짜 주인공은 그 간이역이다. ‘이별하는 골짜기’라는 애틋한 이름을 지니고 태어났으나, 이젠 모두에게 잊힌 채 홀로 흔적 없이 스러져가고 있는…… 마치 묘비처럼, 그 무인역은 아직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 빠름은 무조건 선이고, 느림은 악이 되는 시대. 일회용 감각, 일회용 이미지, 일회용 관계들만 넘쳐나는 이 세상은 더는 지난 시간을 향해 고개를 돌리려 하지도, 기억하려 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저마다의 생애조차도 일회용이기를 꿈꾸고 있는 건 아닌가. 혹 그렇다면, 이 소설은 과거의 시간에 포박된 사람들, 혹은 망각을 한사코 거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불러도 좋겠다. 처음 연재 당시의 원고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겨울-귀로’ 부분에 특히 심혈을 기울였는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발행한 여러 권의 증언록 및 연구 논문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분들의 놀라운 의지와 귀한 노력에 깊은 경의와 감사를 바친다. 철도와 관련한 자료 수집을 성심껏 도와주신 김세홍 선생님, 유종욱 군, 또 이 책이 나오도록 애써주신 문학과지성사 여러분께 두루 감사드린다. 2010년 여름, 관악산 기슭에서

황천기담

모든 인간은 이야기와 함께 나고 살다가 죽는다. 한 생애는 저마다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타인들의 기억 속에서 각기 고유한 판본으로 살아남아 떠돈다. 인간의 수명처럼 저마다의 운명대로 잠시거나 혹은 아주 오랫동안까지. 그렇게 세상은 무궁무진한 이야기로 차고 끓어 넘치는 영원한 이야기의 강, 설화의 바다가 된다. 여기 한데 묶인 연작들은 원래 ‘황천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지난 수년 동안 띄엄띄엄 발표해왔던 것들이다. 이 소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욕망’이다. 스스로 욕망의 화신이 되거나, 욕망에 사로잡힌 타자들에 의해 괴물과 유령으로 변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 언젠가부터 내게는 소설이 갖고 있는 ‘이야기로서의 힘’이랄까 설화적 상상력의 무한한 자유로움에 대한 절실한 욕망이 자리하고 있었다. 내 나름으로는 그나마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소설은 바로 그런 욕망으로부터 태어난 셈이다. 모처럼 상상력의 자유로움을 한껏 누릴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새롭고 행복한 경험이었다. 문학동네에 원고를 주겠다는 약속을 무려 10년 만에 지키게 되었으니, 늦게나마 다행이다. 고맙게도 오래 기다려준 보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책이 나오기까지 수고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다듬어주신 김필균님께 특별히 고마움을 표한다.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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