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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이지명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북한 청진

최근작
2024년 1월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두형제 이야기

이 소설은 이념의 갈피에서 상호 다른 삶을 산 두 형제의 이야기다. 슬프고도 잔인한 것은 형제가 다르게 살 뿐이 아닌 서로 죽이기 위해 나름 계략을 짜고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나는 글을 쓰면서도 씁쓸했다. 왜 이런 글을 써야 하는지, 패륜의 정점에 선 바람직하지 않은 삶을 그린 소설이 출간되면 과연 누가 읽어 주기나 할지, 그러나 썼다. 대북전문잡지에 여섯 달 간 이 소설을 연재하기도 했다. 예상외로 많은 독자분들의 격려와 등장인물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이 이야기가 실화인가. 아니면 상상인가. 실제 그런 사건이 있었는가. 그때마다 내 머리엔 나의 반생이 배인 그곳 현실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그러면 화가 치밀고 허탈했다. 아마도 그 허탈감은 내가 지금 서울에 살며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북에서 살 땐 전혀 느끼지 못했다. 사물의 본질은 대비 속에서만 그 진가가 나타난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인간자유와 권리가 보장된 곳, 직위가 있건 없건 똑같은 권리로 살아가는 이곳 현실과 정반대인 그쪽 현실은 내게 환멸밖에 줄 것이 없었다. 언제인가 한민족은 반드시 하나가 돼야 한다는 또 될 수밖에 없다는 확신에 힘을 얻고 연재가 끝난 1년 만에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소설에 게재되진 않았지만 나는 이 소설 속 인물들을 빌어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는 흔히 남북으로 갈린 한민족을 같은 민족이라 부르며 한 핏줄이라 일컫는다. 그러나 장구한 세월 체제가 다른 환경에서 세대가 바뀔 시점까지 살아온 지금의 현실은, 핏줄은 같다 해도 똑같이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다고 장담해선 안 된다고 본다. 왜 그럴까, 하는 문제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하다. 그럼에도 일부 사람들은 북한정권과 얼마든지 어깨 나란히 평화를 공존하며 먼 후세까지 동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거야말로 슬프고 잔인한 미래를 예고하는 일이라고 본다. 그것이 이 소설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정권도 마찬가지다. 그건 그것이 그들의 생존방식이며 생존마당이기 때문이다. 어떤 분이던 이 소설을 손에 쥔다면 그런 관점에서 읽어주기 바란다. 소설을 단행본으로 출간해 주신 글도 출판사 사장님과 편집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새해 2021년의 희망찬 해돋이가 내가 살던 그곳에도 밝은 빛을 뿌려주길 바라며…. ― 2021년 새해, 금강기슭의 시골집 구들에 앉아 - 서문

서기골 로반

이 소설집에 실린 나의 여섯 편의 소설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여가시간을 틈타 창작 발표한 소설들이다. 모두 북한 현실 속 이야기다. 주인공들은 너나없이 실재한 인물들임을 밝혀둔다. 작품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가혹한 독재 속에서도 북한주민들 역시 인간으로 인간에게 부여된 의무와 책임에 충실했고 사랑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는 목숨도 불사하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임을 말하고 싶었다. 소설 한 편 한 편씩 탈고할 때마다 즐거움보다는 허탈했고 무겁고 죄스러운 감정에서 좀처럼 헤어날 수 없었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북한에서의 일상 속에 어느새 내가 들어가 앉아 있었고 그곳 사람들과 같이 숨을 쉬고 밥이 아닌 풀뿌리가 섞인 죽을 먹고 허기진 배를 쓸며 잠을 잤기 때문이다. 끼니마다 그쪽에서 보면 진수성찬을 차려먹는 현재의 일상마저 즐거울 수가 없었다. 한국에 입국한 많은 탈북자들이 겪는 일상이긴 하지만 나라 밖에 나와서야 그곳의 일상이 말 그대로 참상으로 안겨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작년 봄 중국을 통해 압록강 유역을 한국의 저명한 작가들과 탐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강 건너 19세기에서나 볼 수 있는 물동이를 인 여자들과 뙈기밭을 일궈 벌거벗겨진 산들, 이른 봄 찬 강물 속에서 다슬기를 줍느라 허리 한 번 펼 새 없이 허덕이는 사람들, 풀풀 연기를 날리며 달리다가도 서고 섰다가 간신히 움직이는 목탄차들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표정은 씁쓸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슬프다고, 한민족이 당하는 곤욕에 마음이 아프다고, 어떤 분들은 눈물까지 흘렸다. 하지만 나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 언제까지 그쪽 사람들은 누려야 할 초보적 권리마저 빼앗긴 채 죽지 못해 살아야 하는지. 이 소설집에 실린 소설들을 읽으며 독자들도 분노했으 면 한다. 그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분노가 아니면 끝낼 수 없는 가혹한 북한 현실을 이 소설집을 통해 조금만 더 가까이 봐줬으면 한다. 그들도 우리의 형제이며 자유대한의 국민들이다. 많은 애독 부탁드린다. 아울러 이 소설집을 출판해 주신 글도 출판사 사장님과 편집인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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