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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이상섭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1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거제

최근작
2022년 3월 <부산을 쓴다>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

어릴 적 내가 살던 집은 일년에 한번씩 돌담이 무너졌다. 닳고닳아서 지문이 없던 아버지가 손수 담을 허물었던 것이다. 콰르릉 소리가 나기 무섭게 달려가면 뒤란은 어느새 말끔히 치워져 뻥 뚫린 길이 되어 있었다. 멀찍이 보였던 교회도 그때만큼은 성큼 다가와 집 가까이 서 있곤 했다. ... 돌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다가온 크리스마스는 성경밖에 모르던 내게 세상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런 탓일까. 우리집 잔치 같은 성탄절이 지나고 다시 쌓이는 돌담을 바라보면서 나는 또 얼마나 허탈해했던가. 또다시 무너질 날을 기다리며 돌담 너머로 찰랑이던 바다를 얼마나 오래 지켜보았던가. ... 내 소설들은 어쩌면 무너진 돌담이 들려준 이야기와 그 너머 찰랑이던 바다가 떠올리게 해준 것들인지 모르겠다. 그러니 이 작품은 내 것이 아니라 그네들의 것이다. 미력한 재주로 내가 살을 입혔을 뿐. 하여 내 작은 바람이 있다면, 그들이 꿈꾼 것처럼 서로간에 쌓인 작은 돌담이라도 허물 수 있는 웃음과 여유가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거다. 바다에 수평선이 살고 있듯이 이 땅에도 '수평세상'이 다가올 수 있도록.

바닷가 그 집에서, 이틀

세 번째 소설집이다. 헌데도 시절이 하 수상해서인지 감회가 이전보다 느껍다. 분신 같은 녀석들 세상에 내밀자니 이게 어째 지구를 통째로 미는 것보다 힘든 것 같다. 그렇다고 이 못난 놈들을 '그냥저냥 하냥마냥' 붙잡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그래서 또 믿기로 한다, 최선을 다한 자세가 오답일 순 없다는 말을. 다만 바람이 있다면 부디 세상에 나가 힘든 이들의 가슴 다독이는 노릇이나마 해주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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