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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김설원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0년 7월 <[큰글자도서] 내게는 홍시뿐이야 >

은빛 지렁이

도도하면서도 살가운 ‘소설’과 인연을 맺은 게 2002년 1월이다. 마치 혼인신고를 한 것처럼 그해 1월 1일자 신문에 실린 나의 신춘문예 당선작을 보면서 뭉클했던 기억이 새롭다. 간절히 원했음에도 뜻밖이라 여겨진 행운 앞에서 나는 소설과 함께라면 어떤 절망적인 상황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등단의 꿈을 이룸과 동시에 문운을 떨치리라는 순진한 생각은 애당초 품지 않았으나 황망하게도 어느새 나는 홀로 공백기 속을 거닐고 있었다. 몇 해가 지나 이번에는 장편소설로 신문과 잡지에 내 이름 석 자를 올려 주목받았지만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나에게는 오로지 소설뿐이라는 ‘일편단심’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오묘한 기분으로 나의 첫 소설집에 실릴 작품들을 한 편 한 편 살펴보면서 수시로 부끄러웠다. 특히 등단 초기에 쓴 소설들을 읽으면서 그랬다. ‘소설 쓰기’의 내공이 웬만큼 쌓인 지금의 눈으로 초기 작품들을 보면 얼마나 어설플까 싶어, 그 퇴고 작업이 만만치 않으리란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다 펼쳐본 소설들 앞에서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문장이 빼어나거나 어떤 문제의식이 돋보였기 때문이 아니다. ‘그때’의 소설에는 ‘지금’의 소설에 쑥 빠져 있는 무엇이 흥건했다. 그건 바로 소설을 향한 ‘순수와 열정’이었다. 컴퓨터 속에서 곤히 잠자고 있던 소설들이 신인 시절의 나를 되찾아줬으니 이번 소설집 출간은 내게 있어 전환기나 다름없다. ‘소설은 곧 인간학’이라는 누군가의 지당한 말씀을 되새기며 나만의 눈과 머리로 재해석한 세상과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인물들을 하얀 도화지에 차곡차곡 그려 넣자는 다짐도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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