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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김상열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3년 3월 <내 탓이 아니야>

김상열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칸디나비아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스웨덴 문학을 가르치고 있어요. 또한 좋은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는 데에도 힘쓰고 있어요. 우리말로 옮긴 스웨덴 아동문학 작품으로 《닐스의 신기한 모험》, 《산적의 딸 로냐》, 《남쪽의 초원 순난앵》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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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너와 내가> - 2021년 11월  더보기

노르웨이 시인이자 작가인 쉰네 레아(Synne Lea 1974~ )가 글을 쓰고 스티안 홀레(Stian Hole 1969~ )가 그림을 그린 『너와 내가(Du og jeg)』는 두 사람이 협업한 두 번째 작품입니다. 첫 번째 작품은 아동문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고 많은 나라의 언어로 번역된 『밤의 파수꾼』(북뱅크 근간)입니다. 이 작품이 발간될 당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던 스티안 홀레는 당시 무명작가에 불과했던 쉰네 레아와 협업하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그녀의 다층적 구조의 이야기와 따뜻한 시에 감동을 받았다. 그녀의 글은 나에게 순간적 인식과 새로운 시각 그리고 신비한 경험을 주었다.’ 『너와 내가』는 아이의 두려움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화자는 자신과 남동생을 키운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머지않아 세상을 뜰 것이라는 것을 감지하고 두려워합니다. 이 그림책은 그 이별에 대한 두려움을 일인칭 주인공 시점과 잘 구성된 상징 그리고 환상적인 삽화를 통해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소외, 고독 그리고 공포와 같은 주제는 존재론적인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서 어린이가 소화하기에는 너무 벅차다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는 판타지의 도움을 받아 소외, 고독, 공포뿐만 아니라 죽음과 같은 존재론적인 문제에 대처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브루노 베텔하임을 비롯한 심리학자들의 이론입니다. 『너와 내가』는 한 소녀의 성장을 다룬 작품입니다.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한 어촌에 외따로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손녀, 손자가 노를 저어 바다에 나갔다가 귀가하는 하루 여정을 다루고 있으니까요. 오누이가 왜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지 이 작품에는 언급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예 아빠와 엄마에 대한 말은 단 한 마디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오로지 둘만 남겨질 이 오누이에 대한 독자의 마음이 더 애틋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을 다 읽고 나서 가슴이 뭉클해지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잔잔히 번지는 까닭은 주인공 소녀가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치며 더 성숙해졌다는 것을 독자가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는 손녀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것에 마음이 쓰입니다. 노를 저어 바다에 나가기를 할아버지가 제안한 것은 이러한 손녀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손녀의 마음을 풀어 주고자 하는 배려가 담겨 있습니다. 손녀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의 정체가 이 이야기의 첫 부분, 세 사람이 배를 타고 큰 바다로 나아가며 하는 말놀이에서 드러납니다. 좋아, 우리 베로 시작하자. 베로 시작하는 낱말로 뭐가 있을까? 할아버지가 운을 뗀다. 베스테벤(가장 좋은 친구). 동생이 냉큼 낱말을 댄다. 베스테파르(할아버지). 할아버지가 그 뒤를 잇는다. 이제 누나 차례야. 동생이 웃으며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지만, 나는 생각나는 낱말이 보르테(사라진) 밖에 없다. 주인공 소녀에게 생각나는 단어는 ‘보르테’밖에 없습니다. ‘베스테파르’가 언젠가는 ‘보르테’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소녀를 꽉 붙잡고 떠나지 않으며 무의식 속에 하나의 트라우마로 잠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두려움은 텍스트의 곳곳에서 감지됩니다. 마치 인생의 바다 곳곳에 암초가 숨어 있듯이……. 그리고 이 두려움은 배를 비롯해 모든 것들이 장차 오누이 것이 될 거라고 말하는 할아버지를 향해 폭발하며 클라이맥스에 이릅니다. 할아버지는 체력이 약하고 기력이 쇠했습니다. 노를 저어 집에 돌아갈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제 소녀가 노를 잡아야 하고 무사히 집까지 돌아가야 합니다. 두려움과 싸우면서 소녀는 노를 젓습니다. 지쳐 잠이 든 할아버지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아직 철이 없는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녀는 계속해서 노를 젓습니다. 이 노를 젓는 힘든 과정이 소녀에게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스티안 홀레의 삽화는 이 과정이 얼마나 외롭고 힘든지를 생생하게 시각화하면서 글과 그림이 긴밀하게 교류하는 공간을 창조하는 데 큰 몫을 담당합니다. 망망대해에 외롭게 떠 있는 배 한척, 어두운 바닷속으로부터 불쑥 머리를 내밀고 있는 괴물들, 비바람 속에서도 노를 꽉 붙들고 있는 소녀의 모습. 이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삽화를 그린 스티안 홀레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세상에 이름이 나있습니다. 그가 그린 삽화나 책 표지들은 대부분 그래픽 디자인 기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주변 현실을 담은 사진을 가공하여 마치 손으로 그린 것 같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그의 그림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보는 이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고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이러한 기법이 『너와 내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특히 『너와 내가』에서는 그래픽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환상적인 삽화와 손으로 그린 삽화가 상상과 현실의 두 공간을 잘 이어주고 있습니다. 두려움 극복에 대한 소녀의 애틋한 노력은 대견하게도 긍정적인 결실을 맺습니다. 이 작품의 끝 부분에 나오는, 소녀가 할아버지에게 하는 독백 같은 말은 독자로 하여금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하며 이 이야기의 해피엔딩을 예고합니다. 『너와 내가』에서 바다는 줄곧 이 이야기의 배경을 이루면서 삶과 죽음을 잇는 공간을 상징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 작품의 마지막에 나오는 철부지 남동생이 누나에게 하는 약속은 철부지가 아닌 나름대로 속이 찬 어린이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처럼 어린이는 어른을 가끔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 김상열 내가 크면, 누나에게 배를 한 척 만들어 줄게. 동생이 말한다. 아무리 넓은 바다라도 거뜬하게 건널 수 있는 배를 만들어 줄 거야. 할아버지를 만나러 갈 수 있는 그런 배 말이야. 이 작품은 5세에서 99세까지의 독자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카펠렌담 출판사의 판단에 저도 적극 동감하며, 『너와 내가』를 한국에서 펴내기로 결정하고 그 출판 과정에 세심한 배려를 해 주신 북뱅크 출판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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