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말
필자는 2019년에 “신약개발에 필요한 임상통계학”이라는 책을 저술하여 신약개발 과정 중에 수행하게 되는 임상시험의 디자인과 임상시험에서 관측된 자료들을 통계 분석하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들을 다룬 바 있다. 그러한 이슈들 중에 핵심 내용은 편의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1종 오류를 유의수준 이하로 통제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내용들은 임상시험 종료 후 규제기관으로부터 신약의 시판 허가를 받기 위한 필수 요건들이다.
하지만 제약회사는 규제기관으로부터 신약의 시판 허가를 받은 후에도 넘어야 할 또 하나의 큰 산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보험급여를 받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신약의 보험급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경제성 평가를 수행한다. 신약 경제성 평가의 핵심은 임상시험에서 관측된 자료와 관찰연구 등에서 얻어진 자료를 이용하여 신약이 대조약보다 비용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신약 경제성 평가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2021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간한 “NECA 경제성 평가 매뉴얼 : 중재법 중심으로”를 참고하길 바란다. 본서의 목적은 신약 경제성 평가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며, 신약 경제성 평가에 사용되는 다양한 통계 방법들만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것이다.
신약 경제성 평가의 핵심은 ICER의 추정값을 구하고 그 불확실성을 확률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코프모델, partitioned survival model 등과 같은 경제성 평가모델이 필요하고, 회귀분석, 혼합모형, 생존분석, 네트워크 메타분석, 베이지안 분석, 부츠트랩 등과 같은 통계 방법들이 필요하게 된다. 마코프모델, partitioned survival model은 통계전공자들에게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모형인데 본서를 통해 소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회귀분석, 혼합모형, 생존분석, 네트워크 메타분석, 베이지안 분석, 부츠트랩 등과 같은 통계 방법들은 이미 통계학에서는 널리 알려진 방법들이지만 경제성 평가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본서를 통해 이를 소개하였다. 이러한 통계 방법들은 통계학과 학부 3학년 수준의 내용에서부터 대학원 수준까지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비록 본서의 내용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본서가 우리나라의 신약 경제성평가에 이바지하여, 보험재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면서도 동시에 환자들에게 필요한 신약은 조속히 보험급여를 받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