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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임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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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오늘의 좋은 소설 2023.봄>

임성용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으며 201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2020년 현진건문학상에 「지하 생활자」가 추천작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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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저자의 말

<기록자들> - 2021년 1월  더보기

대학을 졸업하고 동기, 후배 들과 모여 공부를 하던 때가 있었다. 마침 마련한 장소가 건물의 지하 2층에 있어서, 모임 이름이 ‘지하 생활자’였다. 생활의 끄트머리에 지하로 모여들어 『캘리번과 마녀』, 『히드라』, 『혁명의 영점』 등등을 읽고 지상의 세계를 헐뜯었다. 그리고 상상을 이야기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지하와 생활이라는 단어가 상기시키는 것들은 대게 습하고 어둡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생각해 보면 인간의 도피와 피란의 역사와 그 결이 닿는다. 어떠한 형식이든 지상에서 내몰리어 더 이상 머물 곳이 없을 때, 인간들은 지표 아래로 눈을 돌렸다. 데린쿠유로 대표되는 카파도키아의 200여 개 지하 도시를 비롯하여 세계 각지의 지표 아래 도피의 세계가 존재한다. 신념과 목숨을 지키기 위해 어둡고 습한 지하를 질기고도 깊게 파 내려갔다. 그런 거창한 유적지는 아니지만 지금도 지하에 사람이 산다. 지금의 지하는 얕아졌지만 수가 더 많아지고 다양해졌다. 어떤 때는 지하가 소수나 주변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데올로기, 가족, 직업, 사랑에서 주류에 편입되지 되지 못한 사람들이 지하에 산다. 아직도 지하에서의 삶은 습하고 어둡고 우울하기가 십상이다. 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은 또 살아내야 한다. 돌이켜보면, 나의 시선과 선택은 늘 지하를 향했다. 눅눅한 지하에서 환상을 이야기하고, 지상의 세상을 헐뜯었다. 산등성이보다 골짜기를 좋아하고 그늘이 없는 사람은 사귈 수 없었다. 쇼윈도 속의 동물보다 버려진 짐승들에게, 온화한 스승보다는 괴팍한 스승에게 마음이 더 갔다. 소설가라는 단어가 이름 뒤에 붙은 뒤로는, 한동안 소설을 쓴다는 행위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생각했다. 주변에서 보고 듣는 것들 속에는 전망보다 실망이 많았다. 그런 것들을 차치하더라도 내가 서 있는 위치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한동안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서 내 좌표를 가늠해 보았다. 하지만 아직도 좌표는 못 찾았다. 어쩌면 그런 건 없는지도 모르겠다. 머릿속에는 자잘한 욕망의잔상만 남았다. 내 글이 아주 조금은 세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가끔은 많은 사람들이 읽어 주어서 주목받고 싶은. 하지만 잔상은 잔상일 뿐.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선택의 문제였다. 나는 여러 가지의 방식 중에 글을 쓰며 사는 일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니 소설을 쓰는 것은 생활의 방식일 뿐, 거창한 의미 따위는 붙이지 말아야겠다고 가름했다. 써 온 소설들을 한 권으로 묶으려고 보니 나의 성향이 글 속에도 음영을 드러낸다. 작품들 모두에 작거나 크게 지하와 생활의 의미가 관통한다. 덕분에 좀 열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내방식인 것을. 이런저런 마음이 뭉쳐져서 처음으로 책을 낸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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