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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범정

최근작
2020년 11월 <버드 캐칭>

김범정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대가 끝나는 것이 아쉬워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제8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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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저자의 말

<버드 캐칭> - 2020년 11월  더보기

어릴 때 나는 날이 저물고 친구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해도 늘 놀이터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는 애였다. 그런데 좀 더 컸을 때는 학창시절을 잘 즐기지 못했고 학교를 다니는 내내 얼른 20대가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또 그래 놓곤 고등학교 졸업식 날엔 역시 교실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았다. 막상 20대가 되어선 뭘 해야 할지 몰라 방황했다. 다행히 곁에 좋은 친구들이 있었다. 또 우연히 들어간 광고 동아리에서도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이 모든 친구들 덕분에 원하던 대로 빛나는 20대를 보냈다. 그러나 다시 끝이 찾아왔다. 친구들은 모두 어른들의 세계로 떠나 버렸고 난 그 세계의 문턱에 남겨진 어린아이였다. 친구들과 함께한 날들을 하루하루 돌아보며 20대의 끝자락을 보냈다. 그리고 이젠 나도 어딘가를 향해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지금으로부터 4년쯤 전 어느 주말, 학교 앞에서 자취하던 친구를 불러냈다. 그때 나는 여전히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 데다가 여전히 뭔가가 되지도 못해서 걱정으로 가득했다.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것에 지쳐 있던 무렵이었다. 나와 친구는 대학교 운동장에서 캐치볼을 했다. 야구 글러브와 야구공이 아닌, 유원지나 한강변에서 파는 어린이용 공놀이 세트를 가지고 했다. 형광색 털이 숭숭 난 공이 날아올 때, 찍찍이가 달린 원판을 가져다 대면 자석이라도 달린 양 착! 하고 붙었다. 우리는 처음엔 앞날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이내 앞으로의 삶이고 뭐고 쓸데없는 농담이나 주고받으며 하릴없이 시시덕거렸다. 분명 걱정할 거리가 잔뜩 있었는데도 그 순간에는 참 마음이 편했다. 그렇게 친구와 공을 주고받은 후에도 여전히 뭘 해야 할지 알 순 없었지만, 적어도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언젠가 그 차분하고 따뜻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저앉아 있던 곳을 나서서 어딘가 의미 있는 곳에 도착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그리고 캐치볼을 하듯이. 스스로와 내 기억 속 친구들에게 묻고 답하며 썼다. 완성된 이야기에는 결국, 나와 알고 지낸 어느 누구도 주요 등장인물로 들어가 있지 않았고, 실제로 친구들과 함께 겪었던 일들 역시 들어가 있지 않았지만, 이야기에 묘사된 감정만큼은 진짜였다. 내게 상처 주고 내게 상처받은 그 모두에게 미안하고 그 모두에게 고맙다. 난 늘 모두가 그립고 애틋하다. 이젠 각자의 자리에 있을 모두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 지금 내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늘 옆에 있어 준 오랜 친구들, 먼 곳에 있지만 여전히 마음을 나누고 있는 친구들, 오랜 시간 끝에 내 곁으로 돌아온 소중한 친구. 이 사람들과 항상 함께했으면서도 난 이제야 이 자리에 도착했다. 이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 주고 싶다. 이곳이 끝내 찾아낸 내 자리다. 이 소설을 쓰면서 항상 〈Across the Universe〉를 들었다. 처음에는 Rufus Wainwright가 부른 버전을 들었는데, 찾아보니 Wainwright나 원곡자인 비틀스 말고도 다른 가수들이 부른 여러 가지 버전이 많이 있었다. 약 서른 곡 정도 되는 저마다 다른 〈Across the Universe〉를 들으며 썼다. 그러다 보니 묘하게 각 화마다 어울리는 버전의 〈Across the Universe〉가 생겼다. 그중 특히 14.5화에는 Fiona Apple이 부른 버전이 정말 잘 어울린다. 이 소설에는 실재하는 혹은 실재할 수 있는 인물과 지명, 단체, 브랜드들의 이름이 언급되었지만 실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소설의 실감을 높이고자 그러한 이름들을 사용했다는 걸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한다. ‘검정바다멧참새’라는 이름은 나무위키의 검정바다멧참새 항목에서 참고했다. 그 이름에서 그 새에 대한 배려를 느꼈다. Dusky Seaside Sparrow를 그 이름으로 번역한 익명의 네티즌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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