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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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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모든 것은 빛난다>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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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철학자의 신학 수업』은 우리 시대 한국 철학계의 숲에서 큰 나무로 자리 잡은 한 그리스도인 철학자가 신앙과 신학의 여러 주제를 철학적으로 반성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오랫동안 데카르트, 칸트, 레비나스, 폴라니, 주자, 함석헌 등 동서양의 저명한 철학자들에 관한 탁월한 해석을 담은 글을 썼고,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등 철학의 주요 분과 전반에 걸쳐 통찰력 있는 연구를 수행해 온 학자입니다. 또한 그는 단순히 이론적 연구를 넘어 철학 이론과 여러 사상가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우리의 일상적 삶에 적용하는 실천적 연구도 함께 펼쳐 왔습니다. 특별히 삶과 죽음, 일상과 초월, 주체성과 타자성 등 ‘세계-내-존재’(In-der-Welt-Sein)인 인간의 삶을 둘러싼 다양한 실천적 주제를 탐구함은 물론, 더 최근에는 본인이 의지하고 추구하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데 깊은 관심을 두고 여러 의미 있는 저서를 내놓고 있습니다(아마도 이것이 현재 저자의 최고 관심사일 것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 이 그리스도인 철학자는 본인의 다른 저술 『철학은 어디에 있는가』(한길사, 2012)에서 “철학은 삶과 텍스트 사이에서 묻고 답하고 읽고 대화하는 가운데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철학의 장소와 철학함의 의미에 대한 좋은 정의일 뿐 아니라 저자 자신의 철학적 실천의 중요한 면모를 잘 드러내는 말입니다. 그는 자신의 작업 상당 부분을, 심지어 엄밀한 이론적인 글에서도 먹고, 자고, 일하고, 병들고, 누군가를 사랑하며 사랑받기도 하는 우리의 일상적 삶의 의미를 해명하는 데 할애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반성을 수행할 때, 그는 우리보다 먼저 삶의 다양한 문제들을 성찰한 바 있는 철학자들의 텍스트를 사유의 밑거름으로 삼습니다. 저는 이 책 『철학자의 신학 수업』에 이러한 저자의 사유 방식이 잘 녹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 일반의 삶이 아닌 종교적 인간의 삶, 곧 그리스도인의 삶과 그 삶의 방식으로서의 신앙을 검토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에 철학의 자리에 대한 저자의 정의를 빌려 표현하자면, “신자의 삶과 텍스트 사이에서 신앙에 대해 묻고 답하고 읽고 대화하는” 것이 본서를 통해 감행한 신학 수업의 방향이라 하겠습니다. 이 책의 1부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둘러싼 문제들을, 2부는 신앙과 이성의 관계를 둘러싼 문제들을, 그리고 3부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올바르고 좋은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1부와 2부의 주제가 이론적인 것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저자는 이를 철저히 신앙인의 삶에 초점을 맞춰 다룹니다. 이를테면 ‘하나님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를 언급하면서 죄로 일그러진 인간의 비참함이 역설적으로 하나님을 찾게 만든다는 사실을 체스터턴과 파스칼을 경유하며 밝혀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을 찾는 일 자체가 삶의 역설에서 비롯한다는 말이지요. ‘신학한다는 것’의 의미를 탐구하는 6강에서도 저자는 삶에 대한 관심을 계속 보여줍니다. 저자에 의하면, 신학은 모두가 인정하다시피 하나님을 탐구하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이때 신학은 하나님만을 탐구하고 하나님 아닌 다른 것을 배제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이 그리스도인 철학자가 잘 지적한 것처럼, 참된 신학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와 인간의 삶, 그리고 역사와 문화 전반을 탐구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이는 저자가 에라스무스와 칼빈을 통해 발견한 기독교 철학에 대한 정의, 곧 “영원한 삶을 향하는 도정이며, 자기 인식과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포함한 지혜를 추구하는 삶”이라는 정의와 일맥상통합니다. 이렇게 본서에서 펼쳐지는 철학자의 신학 수업은 그저 하나님을 대상으로 삼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 삶을 역시나 선물로 받은 이성을 통해 그리고 그 이성을 잘 사용했던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의 텍스트에서 비롯하는 지혜를 거쳐 진지하게 검토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이 철학자로부터 신학을 배운다고 할 때, 학문으로서의 신학을 습득한다기보다 ‘삶의 방식’(ars vitae)으로서의 신앙과 그 신앙을 구체적으로 반성하는 신학을 배운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수업 방향에 집중하면서 제가 제시하는 본서의 두 가지 기능에 함께 주목한다면 독자들은 더 많은 통찰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로 교정적(敎正的) 기능입니다. 저자는 거의 모든 장마다 우리에게 잘못 알려진 지식을 거론하고 이 통념을 바로잡는 가운데 논의를 전개합니다. 이를테면 스피노자의 말로 알려진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이 사실은 그의 말도 아니고, 또 항간의 주장대로 루터의 말로 보기에도 어렵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테르툴리아누스가 한 말로 알려진 “불합리하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라는 말 역시 그가 한 말이 아니며, 교회개혁의 구호마다 빠지지 않는 ‘오직’(Sola)이라는 수식어를 정작 교회개혁자들은 구호처럼 사용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그러한 오류가 생겨난 근원을 따져가며 친절하게 밝혀 줍니다. 이런 안내를 잘 따라간다면 독자들은 교회나 사회를 통해 잘못 전승된 통념을 교정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는 교훈적(敎訓的) 기능입니다.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는 것은 그야말로 교정만 할 뿐입니다. 하지만 철학자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철학자의 더 중요한 역할은 우리의 실제 행동과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가르쳐 일깨우는 일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깨우고, 전도서의 코헬렛이 신자들을 깨웠던 것처럼 말입니다. 한 예로 저자는 “불합리하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라는 말을 테르툴리아누스가 한 적이 없음을 밝히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테르툴리아누스 역시 신앙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를 추구했음을 밝혀냅니다. 말하자면 테르툴리아누스도 인간에게 불가능한 것이 하나님에게는 가능하다는 역설을 합리적으로 논증했으며, 이렇게 이성을 올바르게 사용하여 신앙의 이치를 깨우쳐 알아가는 일이 참된 신앙임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알려 주고자 합니다. 이런 교훈적 기능은 본서의 3부,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여기서 저자는 이른바 사실이나 진실보다 나와 내가 속한 진영에 유리한 것을 진리로 믿게 만드는 포스트 트루스 시대와 전염병으로 인해 온 인류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작금의 팬데믹 상황에 놓인 그리스도인들이 거짓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온유하고 겸손한 삶, 이웃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야 함을 가르치고 일깨우려 합니다. 특별히 이런 저자의 가르침은 근거 없이 선포되는 설교조의 강권이 아니라 성경과 교부, 그리고 교회개혁자들의 지혜에서 벼리어진 것이기에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아마도 성경과 교회의 전통을 존중하는 분들이라면 저자가 해당 원천에서 세심하게 길어 낸 가르침을 지혜의 교훈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지혜의 교훈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는 포스트 트루스와 팬데믹이라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올바른 신앙인의 삶을 추구하며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일상을 더 풍요롭게 누릴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Memento mori, Carpe d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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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고갈된 도심에서도 사람은 사랑하며 살아간다. 사랑은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아지랑이다. 사랑은 아스팔트 위의 아지랑이가 아니라 봄날의 아지랑이에 더 가깝다. [……] 불멸에 눈먼 도시의 인간들은 ‘넘치는 현재’를 영원히 미룬다. 그러나 시간이 영원히 흘러가더라도 현재는 결코 넘치지 않는다. 오로지 사랑만이 현재를 찰랑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에서의 영원은 오직 사랑하는 순간에만 머문다. 사랑할 때에만, 현재는 흥건히 넘쳐흘러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고 통합할 수 있다. 사랑하는 지금 이 순간에만 영원이 삶에 스며든다. 생의 아지랑이, 곧 사랑으로 충만해진 현재를 시인은 활짝 핀 꽃에 빗댄다. 생이 온통 그런 현재로 만발하기를 기원한다. “모든 순간이 다아/꽃봉오리인 것을,/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꽃봉오리인 것을!”(「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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