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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황인찬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8년, 대한민국 경기도 안양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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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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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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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긴 잠에 빠져 아름다운 꿈결 위를 하염없이 떠다니는 것만 같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아차릴 것이다. 이 책이 볕 잘 드는 곳에 가만히 잠들어 있는 고양이의 평화로운 꿈속 세계를 누구보다 잘 그려 내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든 알아차릴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 평화로운 잠과 아름다운 꿈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 아름다운 고양이들의 꿈속에서 나는 영원히 깨어나고 싶지 않았다.
2.
장애, 노동, 기후와 생태 등 폭넓은 주제를 어우르면서, 이 모든 문제와 대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다름 아닌 ‘사랑’이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이 뛰어난 이야기꾼의 솜씨에 항복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3.
어떤 때는 포크너가, 또 어떤 때는 디킨스와 포가 떠오르는 강렬한 개성을 지닌 이 소설은 그야말로 귀신 들린 듯한 엄청난 흡입력으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고, 수많은 등장인물의 내면을 통과하며 퍼즐을 맞춰가듯 전개되는 빼어난 이야기 구조가 귀기 어린 세계와 만나 기묘한 충돌을 일으키는데, 이는 오직 소설만이 전할 수 있는 방식이자, 이 소설이 가진 뛰어난 미덕이다. 이야기 속에서 여성과 퀴어, 사회주의자 등으로 표상되는 저 귀신들은 역사의 상흔과 사회적 억압이 만들어 낸 것이지만, 그들과 얽힌 다른 이들 또한 결국 귀신과 같은 존재일 따름이다. 천씨 집안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삶과 죽음, 폭력과 탈주, 사랑과 증오, 문명과 야만이 뒤엉켜 그려지는 이 거대한 귀신극을 읽는 동안, 우리는 우리 자신이 이미 귀신이며, 우리 곁에 있는 당신 또한 귀신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우리가 그 귀신들을 사랑하고 용서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4.
이것은 한 사람이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퀴어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투쟁해야 하며, 트랜스젠더는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증명할 것을 요구받는다. 이 책은 엘리엇 페이지가 자기다움을 찾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받아들이기 위해 살아온 그 싸움과 여정의 기록이다. 때로는 놀라운 솔직함으로, 때로는 인상적인 예리함으로 그는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을 고백하는데, 나답게 살기 위해 애써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엘리엇 페이지가 전하는 자신의 이야기에 깊게 공감할 것이다.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29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진은영 시인을 사랑하지 않을 시인이 어디 있을까. 나 역시 그의 뜨겁고도 섬세한 시를 오래도록 기다려왔다. 그의 시집이 나온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6.
『시, 그게 뭐야?』는 시란 무엇인지, 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시란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며,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해 주는 것임을 다정하고 섬세하게 일러 주는 그림책이다.
7.
  • 마주  choice
  • 최은미 (지은이) | 창비 | 2023년 8월
  • 16,800원 → 15,120 (10%할인), 마일리지 840원 (5% 적립)
  • (70) | 세일즈포인트 : 2,537
최은미의 소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고 숨 막힐 정도로 정교하게 인간의 삶과 인간의 마음을 관찰한다. 그것은 강렬한 빛을 비추며 백일하에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라기보다는 질식 직전에 극도로 예민해지는 종류의 감각에 가깝다. 우리에게 타자란 그토록 절박한 문제임을, 그리고 동시에 그토록 절실한 존재임을 이 소설을 읽으며 다시금 깨닫는다. 최은미가 그리는 여성들이 내뱉는 저 절박한 호흡들은 서로를 ‘마주’하며 교환된다. 그리고 그 교환 속에서 고통과 사랑이, 증오와 이해가 겹쳐지는 것이다. 최은미의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고립과 거리두기의 시대였던 팬데믹을 통과하며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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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저마다의 작중인물들이 본래 작품을 빠져나오는 동안 허구는 진실의 고민거리를 진실은 진심의 고민거리를 들려주었다. 쓰이지 않은 소설이란 풀리지 않는 믿음에 대한 애증의 증거물이 아닐까. 작품과 함께 아파해 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그래서 진지하게 사랑하게 된 이들이라면 결코 이 책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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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오에 겐자부로 소설의 핵심은 그가 말했듯이 ‘다시 쓰기’에 있다. 자신의 소설과 인생 모두를 총체적으로 돌아보고 새롭게 해석하는 다시 쓰기의 과정을 통해 그의 소설은 폭력과 억압에 대해, 핵 공포의 시대에 대해, 그리고 대재난의 시대에 대해 성찰하고, 세계 전체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도달한다. 이 과정을 통해 그의 소설은 놀라운 갱신을 거듭해왔다. 그 장구한 작업이 마침내 『만년양식집』이라는 형태로 최후의 다시 쓰기에 도달했다. 이 마지막 순간을 나는 정말 오래도록 기다려왔다. 문학을 한다는 것은 단지 하나의 뛰어난 작품을 쓰는 데서 그치지 않으며, 결국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전 작품을 포함한 작가 자신의 과거를 계승하고 또 배반하며 한 작가로서 완성되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나는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을 읽으며 배웠다. 작가가 평생에 걸쳐 탐구한 주제가 새롭게 갱신되고, 그것을 통해 그의 지난 작업 전체가 새로운 가능성을 얻게 되는 이 경이로운 작업은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이 아니라면 만나기 쉽지 않은 종류의 것이다.
10.
식물을 돌보는 일이 우리 자신을 돌보는 일과 매우 닮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깨닫는다. 내일이면 더욱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과 그 믿음을 지키기 위한 매일의 노력들이 없다면 우리 삶이 계속될 수는 없으리라. 이 건강한 힘을 이 책은 ‘식물적 낙관’이라 표현한다. 소설을 통해 누구보다 예민하게, 그러나 도저한 다정함으로 우리 삶을 살피던 김금희는 이 책에서 식물을 살피는 일이 어떻게 우리 삶에 대한 낙관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식물을 키우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깊게 공감할 크고 작은 일들을 따라 읽다보면, 당신은 때로 웃기도 하고, 또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일을 낙관할 힘을 빌릴 수 있을 것이다.
11.
  • 피투자자의 시간 - 금융 자본주의 시대 새로운 주체성과 대항 투기  choice
  • 미셸 페어 (지은이), 조민서 (옮긴이) | 리시올 | 2023년 2월
  • 21,000원 → 18,900 (10%할인), 마일리지 1,050원 (5% 적립)
  • (3) | 세일즈포인트 : 2,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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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모든 것이 금융자본주의에 잠식되어버린 오늘날, 우리에게는 더이상 남아 있는 선택지가 없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우리가 믿어온 종래의 가치와 의제들이 빛을 잃고 무력해졌다는 생각이 들 무렵, 신자유주의와 금융화의 두 축을 중심으로 재편된 세계를 우리가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그 길을 제안하는 책이다. 그 내용을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국가와 개인을 비롯한 모두가 빚쟁이로 살아가는 오늘날은 노동자로서의 의식 못지않게 빚쟁이로서의 정체성 또한 중요한 것이 되었으며, 그러므로 우리는 이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의식하고 활용하며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다소 뜬구름 잡는 말처럼 느껴지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그 불분명함과 모호함까지가 우리가 서 있는 자리임을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을 살아가는 일이 어쩐지 불안하고 불투명하게 느껴진다면 당신에게도 이 책이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12.
“이 발랄함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꿈꾸기 위해서는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법이다. 팬 위에서 디스코를 팡팡 추는 이 사랑스러운 소시지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힘이 되는 응원이다.”
13.
나도 이 사랑이 무엇인지 안다. 이 마음을 결코 들킬 수 없지만, 이 마음을 어떻게든 그에게 전달하고 싶어 결국 산산조각나고 찢어져버리는 그 어린 마음을 안다. 사랑을 하면서도 죄책감과 죄악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 참혹한 절망감을 안다. 『요나단의 목소리』는 크리스천 퀴어 청소년의 예민하고 위태로운 마음을 섬세하고 사려 깊은 방식으로 그려낸다. 당신 또한 그 마음을 알고 있다면 이 이야기에 깊이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그 마음을 모른다면, 반드시 이 이야기에 마음을 기울여야만 한다. 그 어떤 사랑도 죄가 되지 않도록. 세상의 모든 선우가 이 세상을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14.
나도 이 사랑이 무엇인지 안다. 이 마음을 결코 들킬 수 없지만, 이 마음을 어떻게든 그에게 전달하고 싶어 결국 산산조각나고 찢어져버리는 그 어린 마음을 안다. 사랑을 하면서도 죄책감과 죄악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 참혹한 절망감을 안다. 『요나단의 목소리』는 크리스천 퀴어 청소년의 예민하고 위태로운 마음을 섬세하고 사려 깊은 방식으로 그려낸다. 당신 또한 그 마음을 알고 있다면 이 이야기에 깊이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그 마음을 모른다면, 반드시 이 이야기에 마음을 기울여야만 한다. 그 어떤 사랑도 죄가 되지 않도록. 세상의 모든 선우가 이 세상을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15.
나도 이 사랑이 무엇인지 안다. 이 마음을 결코 들킬 수 없지만, 이 마음을 어떻게든 그에게 전달하고 싶어 결국 산산조각나고 찢어져버리는 그 어린 마음을 안다. 사랑을 하면서도 죄책감과 죄악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 참혹한 절망감을 안다. 『요나단의 목소리』는 크리스천 퀴어 청소년의 예민하고 위태로운 마음을 섬세하고 사려 깊은 방식으로 그려낸다. 당신 또한 그 마음을 알고 있다면 이 이야기에 깊이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그 마음을 모른다면, 반드시 이 이야기에 마음을 기울여야만 한다. 그 어떤 사랑도 죄가 되지 않도록. 세상의 모든 선우가 이 세상을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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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나도 이 사랑이 무엇인지 안다. 이 마음을 결코 들킬 수 없지만, 이 마음을 어떻게든 그에게 전달하고 싶어 결국 산산조각나고 찢어져버리는 그 어린 마음을 안다. 사랑을 하면서도 죄책감과 죄악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 참혹한 절망감을 안다. 『요나단의 목소리』는 크리스천 퀴어 청소년의 예민하고 위태로운 마음을 섬세하고 사려 깊은 방식으로 그려낸다. 당신 또한 그 마음을 알고 있다면 이 이야기에 깊이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그 마음을 모른다면, 반드시 이 이야기에 마음을 기울여야만 한다. 그 어떤 사랑도 죄가 되지 않도록. 세상의 모든 선우가 이 세상을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17.
진은영 시인을 사랑하지 않을 시인이 어디 있을까. 나 역시 그의 뜨겁고도 섬세한 시를 오래도록 기다려왔다. 그의 시집이 나온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18.
김혜순 시인만큼 죽음을 잘 발음하는 시인은 없다고 오래도록 생각해왔다. 죽음을 말할수록 삶이 선명해지고, 아픔을 호소하는데 세계는 이상하게 가벼워진다. 고독하다 말할수록 빽빽해지는 이 그림자들은 또 무엇인가. 이 경이로움은 선생의 시에서 자주 발견되는 것이고, 시란 이처럼 가장 가까운 데서 가장 아득한 것을 발견하는 일임을 선생의 시는 그 무엇보다 잘 보여준다.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통과하며, “존재보다 부재가 넓”음을 상기시키는 이 시집을 통해 우리는 우리 안의 텅 빈 곳을 비로소 응시하게 될 것이다.
19.
내가 본 것 가운데 가장 파격적이고 아름다운 글쓰기로 나는 모어의 글을 꼽고 싶다. 시이면서 시가 아니고, 일기면서 일기가 아니며, 말이면서 말이 아닌 것이 바로 모어의 글쓰기다. 이렇게나 쓸쓸하고 집요한 글을, 이토록 악랄하고 처연한 글을 나는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죽음과 사랑과 삶과 증오가 드글대는 이 책을 읽다 보면 때로는 숨 막히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그 투명한 언어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짧고 단순한 말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이 책이 바로 그 한 사람의 설명 불가능한 인생을 어떻게든 해명하기 위해 쓰인 것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므로 눈으로 읽지 말고 몸으로 경험해야만 한다. 이 책은 한 권의 책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무대에 가깝다. 한 명의 배우가 혹은 한 명의 발레리나가 무대 위에 올라서서 그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일찍이 본 적 없는 아름다움이 이 무대 위에 올라와 있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은 이 두려우리만치 아름다운 한 존재의 몸짓을 목격하며 사로잡히고, 압도당하고, 결국 사랑에 빠지고야 말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20.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을 읽으며 때로 그의 진짜 재능은 시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말하는 것은 카버가 그의 소설에서 가장 잘하는 일이고, 또한 그것은 시의 가장 중요한 미덕 중 하나이니 말이다. 물론 뛰어난 작가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잘 알고 있는 법이다. 그러니 그가 『대성당』 이후 시에 전념했다는 사실이 놀랄 일은 아니리라. 카버의 시는 아주 투명하다. 삶의 한순간을 그대로 도려낸 것처럼 선명하고, 그 언어는 우리 일상에서 건져올린 그대로 신선하다. 그런데 그 단출하게까지 느껴지는 가벼운 시편들이 이상하게 마음 깊숙한 곳을 뚫고 들어온다. 당신은 카버의 시가 그리는 그 초라하고 쓸쓸한 세계에 끌려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텐데, 그것은 우리가 삶이란 작은 슬픔과 그보다 더 작은 기쁨들로 이뤄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고, 카버의 시가 그것을 누구보다 선명하고 집요하게 잘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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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어떤 이별은 평생에 걸쳐 이뤄지기도 한다. 그것은 어떤 사랑이 평생에 걸쳐 계속되기도 하는 까닭이다. 정다연의 첫 산문집 『마지막산책이라니』는 먼저 떠난 반려견 ‘아롱이’를 생각하며 사랑과 이별에 대해, 그리고 우리 삶에 대해 생각하는 책이다.작가는 아롱이를 그리는 일을 통해 아롱이를 그리워하고, 또한 그 그리움을 삶의 힘으로 만들어간다. “아롱이를 가슴 속에 품은 채로 다른 존재들과 함께 걸어 볼 준비”하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 또한 다른 존재들과 살아갈 준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22.
우리는 여전히 그가 정초한 시와 현실의 관계항 아래 시를 이해하고 있으므로, 21세기에 시를 읽고 쓴다는 것은 김수영이라는 정초석을 기준으로 하여 이뤄질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김수영을 계승하여 다음을 향하거나, 김수영을 부정하고 다른 길을 찾아 떠나거나.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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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다정하고 넉넉한 마음으로의 초대 어릴 적 나는 일기를 쓸 때면 항상 ‘오늘은 참 기분이 좋았다’라는 문장으로 끝맺곤 했다. 오늘 정말로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오늘의 기분에 대해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일기란 참 곤란한 일이다. 하루 동안 내게 있었던 일은 너무나 많고, 그 안에서 내가 느꼈던 마음도 슬픔과 기쁨, 분노와 허탈함까지 너무나 다양해서 제대로 추려낼 수가 없다. 내 몸도 제대로 돌볼 수 없는데, 내 마음을 돌보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이겠는가. 자신의 슬픔을 돌아보는 능력은 지금 이 시대에 가장 귀한 것 가운데 하나다. 이제 우리는 슬퍼할 시간마저 충분하지 않으며, 때로는 자신이 슬픔을 느낀다는 사실에 죄책감까지 느끼게 되니까. <땅콩일기>는 우리 삶에 갑자기 찾아오는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작은 기쁨의 순간을 예민하게 알아차리고 섬세하게 풀어낸 책이다. 마음을 자꾸 들춰보고, 여기가 왜 아픈지, 지금 이 기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사랑하는 마음은 어떻게 시작되는 것인지 자꾸 살펴보려 한다. 우리는 이 책이 가리키는 마음의 부드러운 결을 따라 읽으며, 내가 그때 느낀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뒤늦게 알아차리게 되고, 내가 그때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도 알게 된다. 그리고 또한 우리는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자신의 아픔에 대해 이토록 솔직하고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삶이 얼마나 어렵고 또 귀한 것인지 말이다. 타인의 일기를 펼쳐보는 것은 그 자체로도 짜릿하고 즐거운 일일 수 있겠지만, 사실 나는 이 책이 내가 어릴 적 유행하던 교환일기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전하는 그 내밀한 이야기들은, 또 아주 다정하고 넉넉한 말과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얼마든지 우리가 그 마음과 생각 안으로 들어오도록 초대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이 우리에게 이렇게 묻고 있는 듯하다. ‘너는 그때 무슨 생각을 했어?’ ‘너는 왜 슬프다고 생각했어?’ 그러므로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나만의 일기를 생각하고 또 써야만 할 것이다. 물론 그것을 다시 누군가에게 꼭 전하지 않아도 좋겠지. 일기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 그러나 이 책과 함께 나만의 일기를 자꾸 써나간다면, 우리는 분명 어제의 우리보다 더욱 크고 씩씩한 모습이 될 수 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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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시 그런 거, 안 쓰면 좋겠다고 말했어”(「이 글을 끝까지 읽고 난 뒤에」). 시 같은 것은 안 쓴다면 좋겠다. 애당초 시 같은 것을 쓰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시인의 본심이다. 그런데도 시인은 시를 쓰고 있다. 시를 쓰지 않는다면 좋겠다는 그 마음마저 시로 쓰고 있는 것이다. 대체 어째서일까. 김연필에게 세계란 설명할 수 없는 것이고, 그러므로 말이란 점점 의미를 잃어 갈 뿐이다. “알 수 없는 것들이 알 수 없는 것들이 되어” 갈 뿐인 세계(「비익조」). 문장도 단어도 결국 사라질 뿐인 세계. 그게 시인이 바라보는 세계의 모습이다. 그리고 김연필의 시는 말의 무력함을 돌파하기 위해, 말의 무력함을 무기로 삼는다. 말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서, 자꾸 말하고, 더 말하고, 반복해서 말하고, 번복해 가며 말한다. 정확하게 말한다느니 정확하게 사랑한다느니, 그런 것은 이 시인에겐 사치스러운 일일 뿐이다. 시인은 겨우겨우 말하고, 가까스로 사랑한다. 사실 시 같은 것은 안 쓴다면 좋겠지만, 시라도 쓰지 않는다면 이 마비된 세계에서 조금도 버틸 수 없다. 그러니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슬프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렇기에 아름답지 않을 도리가 없다. <검은 문을 녹이는>에서는 말을 누적시키고, 마음을 누적시키고, 다시 그것을 번복해 버리는 일들이 도처에서 벌어진다. 아마 당신이 이 한 권의 시집을 다 읽는다면 당신의 마음속에도 그 처절하고 처연한 세계(없음)의 모습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충분히 예민한 사람이라면 그 처절하고 처연한 말하기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고, 또 놀라운 일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말할 수 없는 것들로만 이루어진 시” “슬픔 없는 시, 표정 없는 시” “마음 없는 시, 몸 없는 시”(「시계」), 이 모든 것이 김연필의 시가 도달한 서글프고 아름다운 자리다.
25.
퀴어가 자신의 존재를 사회적 맥락 안에서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퀴어의 삶이란 대개 은폐되고 단절된 것이므로, 평소에는 일상의 장막에 가려져 있다가 특정한 시간이나 공간에 이르러서야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퀴어는 단속적이고 일시적으로만 퀴어로서 존재한다. 그러나 퀴어함이란 그 일상의 장막을 뚫고 나오는, 어쩔 도리가 없는 존재의 흔적이자 증명이기도 하다. 아무리 정상규범에 맞춰 살아가더라도 도무지 거기 맞지 않아 몸을 들썩이는 그것이 바로 퀴어함인 것이다. 이 책은 퀴어의 존재론적 들썩임이다. 이 섬세하면서도 솔직한 책은 한 명의 퀴어가 자신을 역사적이며 사회적인 맥락 안에 배치하고, 그로부터 퀴어로서 살아가는 일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묻는다. 저자는 그 질문을 결코 자기만의 것으로 여기지 않고, 담담하고 대담하게 독자가 답할 여지를 남겨둔다. 당신이 퀴어든 아니든, 이 책을 다 읽은 당신은 몸을 들썩이지 않을 수 없다. 그 맞지 않음, 그 낯섦, 그 어색함, 그 부대낌이 애당초 우리 모두의 몸속 어딘가에 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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