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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들 김난도의 트렌드 로드 당신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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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그 이후, 2019 부커상 수상작"
증언들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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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률 감소라는 인류의 위기를 피하기 위해 가임기의 여성을 징집해 필요한 가정에 '배급'하는 국가가 있다. '길리어드'라는 이 끔찍한 나라는 본디 미국의 한 지역이었으나, 전쟁과 환경 오염으로 빚어진 혼란기를 틈타 쿠데타 세력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탄생했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모든 여성의 은행 거래를 정지하고 일터와 가정으로 들이닥쳐 체포한 것이었다. 여성들은 이름과 가족을 뺏긴 채 국가를 위한 출산의 의무에 동원되는 악몽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시녀 이야기>는 그렇게 '시녀'가 된 오브프레드가 임신한 몸으로 탈출을 시도하면서 끝을 맺는다. 그녀의 뒷이야기를 궁금해한 독자들은 후속편을 갈망해왔고, 장장 34년의 기다림 끝에 <증언들>이 출간되었다. "<시녀 이야기>에 대한 독자들의 질문이 이 책에 모든 영감을 주었다"는 뜨거운 응답과 함께.

<증언들>은 <시녀 이야기>의 시점으로부터 15년 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길리어드와 엮인 세 여성의 증언을 담았다. 길리어드의 여성 관련 제도를 만들고 총괄하는 권력자 '리디아 아주머니', 체제에 복종하는 '귀한 꽃'으로 길러진 상류층의 딸 '아그네스', 캐나다에 살면서 TV로만 옆나라인 길리어드를 접해온 '데이지'. 이들의 비밀 기록과 녹취록은 서로 교차하며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고, 길리어드라는 기형적인 체제가 어떻게 공고히 유지되어 왔고 어떻게 산산이 무너지는지를 낱낱이 보여준다. 2019 부커상 심사위원의 말처럼 "놀라우리만치 술술 읽히는 흥미진진한 스릴러"의 형식 속에 "당장 말해야 할 내용"을 담아낸 거장의 솜씨가 그저 감탄을 자아낸다. 1985년에 출간된 <시녀 이야기>가 그리는 세계는 슬프게도 여전히 현대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소설로 읽힌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느낀 것을 토대로 비로소 <증언들>을 쓸 수 있었다는 작가의 소회에서 짙은 어둠을 가르는 희망의 등불을 본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한 문장
내가 흐느껴 울었던가? 그렇다. 보이는 내 두 눈에서, 내 축축한, 흐느끼는 인간의 눈들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내게는 제3의 눈이 있었다, 이마 한 가운데에. 나는 그 눈을 느낄 수 있었다. 차가웠다. 돌처럼. 그 눈은 울지 않았다. 보았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 누군가 생각하고 있었다. 이 일은 반드시 갚아 주겠어. 아무리 오래 걸려도, 그 사이에 아무리 많은 똥을 처먹어야 한 대도 상관없어, 어쨌든 반드시 복수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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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여는 '음악의 기쁨'"
1일 1클래식 1기쁨
클레먼시 버턴힐 지음, 김재용 옮김 /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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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고전 클래식부터 현대의 음악에 이르기까지, 매일 한 곡 클래식을 찾아 듣는다. 1월 1일을 여는 곡은 바흐의 b단조 미사 232번 3부 상투스.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날에 어울리는 첫날, 심장을 뒤흔드는 합창단의 노래와 커다란 북소리'로 '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2월 12일 무렵엔 '이 곡에서 위로를 받기를. 다른 말이 더 필요할까.'라는 말과 함께 리스트의 여섯 곡의 위로 3곡 D 플랫장조를 권한다. 영국의 BBC 클래식 방송 진행자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소설가이기도 한 클레먼시 버턴힐이 독자의 하루에 잘 어울릴 법한 클래식을 큐레이팅한다.

음악가의 삶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에 더해 책을 통해 새로운 음악가를 조명할 수 있는 점도 즐겁다. 펠릭스 멘델스존만큼 위대한 음악가인 그의 누나 파니 멘델스존, 기록된 최초의 여성 작곡가인 힐데가르트 폰 빙겐 등의 음악을 알아간다. 큐알 코드로 연결되는 유튜브 리스트를 통해 책에 소개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 접근이 더욱 쉽다. (1월의 음악 리스트는 다음 경로로 연결된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pYHIWXhTef-DeN3qQKJgsgC2ZmWFWFMp ) 새해를 시작하며 손에 쥐기 좋은 하루의 기쁨. '이 책 자체가 기쁨이다'라는 평과 함께 배우 에디 레드메인이 추천했다. - 예술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우리는 음악을 만드는 종種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오늘은 로베트로 슈만이 태어난 날이다. 원래는 그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그가 남긴 방대한 작품 중에서 밝은 성격의 곡을 고르려고 했다. 하지만 슈만의 삶은 황홀한 기쁨이나 사랑과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강렬한 슬픔과 광기 어린 비탄으로도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정신적으로 모순과 복잡함으로 가득한, 분열된 인간이었다. 20대 초반에 손을 다쳐 피아노를 더는 치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고, 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도 있었다. 이런 시련에도 불구하고 슈만은 엄청난 지적 에너지와 호기심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했다. (중략)
고작 몇 분 안에 담기에는 너무도 복잡다단한 삶(그리고 죽음)이라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인 이 곡, 피아노를 위한 슈만의 무언가無言歌, 눈부시게 밝은 '저녁의 노래'는, 슈만의 복잡한 영혼의 정수이다.

6월 8일, 로베르토 슈만, 저녁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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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트렌드 속으로"
김난도의 트렌드 로드
김난도.tvN Shift제작팀 지음 / 그린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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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떻게 탄생하여 어떠한 경로로 우리 곁에 다가오는가? 트렌드를 읽어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로 소비 트렌드 분야를 개척해 온 김난도 교수가 이러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새로운 스타일의 트렌드서를 선보인다. 본래 TV 다큐멘터리로 기획되었다는 이 프로그램은 세계적 대도시를 찾아가 그 트렌드의 최전선을 몸소 느껴 보고 새로운 방향을 함께 모색해 보는 아주 특별한 여행 프로젝트다. 김난도 교수가 선택한 첫 여행지는 인종과 비즈니스의 용광로, 뉴욕이다. 뉴욕은 가히 트렌드의 수도라 할 만한데, 그렇게 불릴 수 있는 까닭이 비단 세계적 대도시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전 세계 트렌드의 발원지인 이 도시의 진짜 매력은 무엇일까?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의 씨앗들이 도시의 역동성, 문화적 다양성, 그리고 이를 끌어안는 포용성이라는 자양분을 만나 뉴욕이라는 복판에서 만개하는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는 트렌드를 찾아 떠난 이 여행이 짧은 '관광(tour)'이 아닌 하나의 긴 '여정(journey)'임을 강조한다. 그렇게 길에서 만난 인사이트를 'NEW YORK'의 앞 글자를 딴 7개의 트렌드 키워드로 정리하여 이 책에 담았다. 마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전통을 계승하듯 말이다. 또 짧은 방송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방송으로는 온전히 보여줄 수 없었던 내용들을 빠짐없이 수록하고 더욱 깊은 통찰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것은 김 교수가, 그리고 우리 독자들이 책이라는 매체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뉴욕은 더럽고 못생긴 도시다.

이 책의 한 문장
뉴욕식 공존은, 쉽게 말하면 '그냥' 같이 있는 것이다. 무척 '쿨'하다. 서로의 존재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 누가 무슨 짓을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뉴욕에서는 무슨 짓을 해도 튀지 않는다. 출근 시간 사람들로 붐비는 5번가에서 팬티에 재킷만 입고 맨발로 다녀도 열에 아홉 정도는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간다. 바라보는 몇몇조차 그냥 '씨익' 웃고 지나간다. "너 인마, 파이팅!" 정도의 메시지를 담아서. 트렌드란 결국 차별화와 동조라는 모순된 두 요소의 다이내믹한 갈등과 타협에서 만들어진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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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용서, 정호승 신작 시집"
당신을 찾아서
정호승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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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교외 생드니 지역의 대성당은 몽마르뜨르 언덕에서 순교한 프랑스의 초대 주교 생드니 Saint Denis를 위해 건립되었다. 참수형을 당하였으나 자신의 잘린 머리를 들고 북쪽으로 걸었다는 설화 속 성인의 이야기가 정호승의 시가 추구하는 길을 비춘다. '만나고 싶었으나 평생 만날 수 없었던 당신을 향해' '잘린 내 머리를 두 손에 받쳐들고' 걸었을 이의 추구. (<당신을 찾아서> 中) 사랑과 고통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더 낮은 곳으로 임한다.

"첫새벽에 일어나 /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개미의 뒷모습이 / 사람의 뒷모습보다 / 더 아름답다" (<개미>)고. "낡은 도시 변두리 / 재개발 지역 골목의 언덕길을 / 할머니 한분 /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기어오른다" (<달팽이>) '비 젖은 종이 박스를 찢어 / 맛있게 잡수신다'는 마지막 단어에서 쉽게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지난한 고통을 이해하려 노력해온 정호승의 서정시의 세계.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말들이 인간됨의 품격에 대해 묻는다. '내일에 가야 할, 인간의 아름다운 길을 다시 생각한다'고 말하며 시인 문태준이 추천했다. - 시 MD 김효선
책 속에서
부석사 가는 길로 펼쳐진 사과밭에
아직 덜 익은 사과 한알 툭 떨어지면
나는 또 하나의 사랑을 잃고 울었다
부석여관 이모집 골방에서
젊은 수배자의 이름으로 보내던 그해 여름
왜 어린 사과가 땅에 떨어져야 하는지
왜 어린 사과를 벌레가 먹어야 하는지
벌레도 살아야 한다고
벌레도 살아야 벌레가 된다고
어린 사과의 마음을 애써 달래며
이모님과 사과나무 가지를 받쳐주고 잠들던 여름밤

(후략)

<부석사 가는 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