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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2019
  •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조한진희(반다) (지은이) | 동녘 | 2019년 5월 "누구도 아픈 것 때문에 아프지 않길 바란다"

    ‘건강해야 한다’는 말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아프지 말자’는 말 역시 지극히 익숙하다. 누구도 아프지 않고 살아갈 수 없지만, “건강은 추구해야 할 선으로, 질병은 퇴치해야 할 악으로” 규정된다. 아픈 몸은 보살핌을 받거나 도움을 주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지만, 그 자체로 온전한 삶으로 이해되지는 못한다. 이렇듯 모든 게 건강을 기준으로 설명되고 평가 받으니, 아픈 몸을 설명할 언어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이 책은 자신의 아픔에서 시작해 질병이 전하고 남긴 상처의 이유를 찾아가는 기록이다. 아픈 몸을 배제하는 사회에서 느낀 무력감, 질병은 사회와 분리될 수 없음에도 사회의 책임은 지우고 개인의 책임만 강요하는 폭력, 질병 자체를 비극으로 만들어 닫힌 서사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몰이해.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자신 안에 여전히 자리한 같은 시선을 응시하며, "질병을 삶의 일부로 수용하고, 아픈 몸으로도 온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과정"을 개인과 사회 속에서 함께 성찰하니, '잘 아플 권리'라는 어색한 언어와 생각이 어느새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이야기로 여겨진다. 몸과 병,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널리 전해지길 바란다.

  • 사일런트 페이션트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지은이), 남명성 (옮긴이) | 해냄 | 2019년 5월 "뉴욕타임스 베스트 1위 심리 스릴러"

    유명 예술가 부부인 패션 사진가 가브리엘과 화가 앨리샤. 어느 날 앨리샤가 남편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이후 그녀는 마치 실어증에 걸린 듯 입을 다물어 버리고, 다만 한 점의 자화상을 남긴다. 그림의 제목은 '알케스티스'. 그리스 신화 속 한 비극의 주인공을 의미한다. 그녀의 계속되는 침묵은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고, 그림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앨리샤는 정신 질환 범죄자 수감소로 옮겨지고, 심리 상담가 테오는 이 사건에 이끌려 그녀의 치료를 담당하겠다고 자원한다. 굳게 닫힌 앨리샤의 입을 열게 만들겠다는 결심은 그를 상상도 못했던 방향으로 이끌고 마는데...

    데뷔작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실제 병원 근무 경험과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필력을 담아냈다. 소설 중 앨리샤가 남긴 일기와 테오 시점의 상담 일지가 교차되는 구성이 긴장감을 이어간다. 리 차일드가 "영리하고 정교한 서스펜스. 모든 면에서 매우 훌륭한 소설"이라고 추천사를 남겼고, 브래드 피트의 영화 제작사 A24에서 영화화를 확정했다.

  •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김유라 (지은이)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의 첫 책"

    71세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전직한 박막례 할머니와 PD 손녀 김유라가 함께 집필한 화제의 에세이. 70 평생 아버지 때문에, 남편 때문에, 자식 때문에 허리가 굽어라 일만 해온 박막례 할머니. 어느 날, 병원에서 치매 위험 진단을 받았다. 할머니를 이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한 손녀 김유라는 할머니에게 호주 여행을 제안했다. 손녀와 단둘이 무작정 떠난 호주 여행이 박막례 할머니 인생의 후반전 시작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전반전 인생 이야기부터 70여 년간 리어카 과일장사, 엿장사, 꽃장사, 식당 주인 등 총 6가지 직업을 거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의 모든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들려준다. 뿐만 아니라, 호주 여행, 일본 여행, 크루즈 여행, 구글 CEO의 특별한 만남 등 신나는 일상과 여행이야기, PD 김유라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만나볼 수 있다. 유쾌, 통쾌한 인생 이야기, 감동적인 할머니의 도전기, 촌철살인의 인생 명언, 이 모든 것을 담은 다채로운 매력의 에세이. "70대까지 버텨보길 잘했다! 박막례는 계속 간다!"

  •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김혜남, 박종석 (지은이) | 포르체 | 2019년 6월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어른의 안부를 묻다"

    우울증, 조울증, 공황장애, 번아웃 증후군, 만성피로 증후군, 무기력감, 화병.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대다수가 한 번쯤은 경험해보았을 혹은 겪고 있을 감정 상태다. 자연스럽게 겪으며 지나갈 일들에 굳이 이름을 붙여 심각하게 여기는 상황은 조심해야겠으나, 다들 겪는 일이니 고통스럽더라도 참고 견디면 지나가겠지 하는 무심함도 경계해야겠다. 어른이 된다고 그저 해결되는 일이 없듯이, 내버려둔다고 상처 없이 아무는 마음의 상처도 없을 테니 말이다.

    10여 년 전 대한민국 30대를 위한 심리 치유 카페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로 청춘의 외로움과 우울함을 다독인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 그 책을 읽으며 30대를 맞이한 다음 세대 정신의학 전문의 박종석이 함께 모여 어른이 되어가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니, 젊음과 나이 듦의 경계에서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오늘을 망치"고 마는 이들에게는 눈부신 오늘을 마주할 이유가, 홀로 힘겨워하며 과도한 어른의 짐을 메고 가는 이들에게는 함께 답을 찾아볼 여유가 생기는 듯하다.

6.72019
  • 연의 편지
    조현아 (지은이) | 손봄북스 | 2019년 5월 "세상에 지친 당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이야기"

    작년 여름, 네이버 웹툰을 통해 소개된 열 편의 짧은 이야기.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이 만화를 일 년이 지나 한 권의 책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여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색채와 그보다 더 아름다운 이야기가 주는 여운이,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마음속을 떠다닌다.

    왕따인 친구를 돕다 자신도 곤경에 빠진 소리는 결국 전학을 가게 되고, 새 학교에 간 첫날 책상 밑에 있던 '첫 번째' 편지를 발견한다. 편지의 발신인과 다음 편지를 추적해가며 펼쳐지는 에피소드들은 때론 긴장감 넘치고 때론 신비스러워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단행본에만 수록되어있는 특별 외전까지 읽고 나면 이 사랑스러운 만화를 힘껏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계절에 꼭 읽어야 하는 만화, 세상에, 사람에 지친 당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이야기다.

  • 디지털 미니멀리즘
    칼 뉴포트 (지은이), 김태훈 (옮긴이)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5월 "디지털 정돈으로 삶을 풍요롭게"

    디지털 시대의 무수한 선택지 앞에 놓인 현대인들이 그 잡동사니를 떠올리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다름 아닌 '피로'라고 한다. 그것은 조지타운대학교 공대 교수이자 우리에게 업무 생산성에 관한 책 <딥 워크>로 더 잘 알려진 칼 뉴포트가 새로운 책을 집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디지털을 버리자는 이야기를 할 리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좋은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기꺼이 버릴 수 있음을 의미하는 '미니멀리즘'의 철학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는 바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사용 철학을 재정립하자는 것. 그리고 그것은 더 나은 디지털 라이프를 위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점진적인 시도는 큰 효과가 없다며 단시간에 '디지털 정돈'을 단행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가 제안하는 기간은 한 달 정도다. 그렇다고 당장 인터넷을 끊고 소셜 미디어를 탈퇴할 필요는 없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하루 평균 50분을 페이스북에 소비한다고 하는데 그는 이것을 주 20~40분 정도로 줄여 보자고 제안한다. 또 소셜 미디어는 사용하되 '좋아요'는 절대 누르지 않는 식이다. 그는 이와 같이 다양하고 현실적인 실천 지침들을 제공한다. 우리의 시간은 디지털 기업에겐 돈이다. 많은 사람들은 시간을 빼앗도록 고안된 기술에 인생의 중대사가 걸려 있다고 믿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휴대전화가 없으면 큰일 난다는 생각부터 버리기, 그것이 바로 '정돈'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 제임스 글릭의 타임트래블
    제임스 글릭 (지은이), 노승영 (옮긴이) | 동아시아 | 2019년 5월 "시간여행을 떠난다면, 이 책을 가이드북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돌아온 사람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시간여행의 개념이 등장한 지 100년이 지났고, 그간 시간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고 넓어졌음에도 아직 인간은 시간여행을 꿈처럼 여긴다. 머지않은 때에 시간여행을 떠나려면 그간 이를 둘러싼 생각과 시도가 어떠했는지 돌아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터, <카오스>의 제임스 글릭이 전하는 시간여행의 매력과 본질이 맞춤한 출발점이겠다.

    그는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에서 시작된 첫 시간여행 이야기부터 아인슈타인, 스티본 호킹 등의 과학자, 바흐친과 보르헤스 등의 문학가, 그외 숱한 SF영화까지, 시간여행을 다루기 위해 인류가 고민해온 것들이 무엇인지, 더불어 남은 과제가 무엇이며 어쩌면 영원히 풀 수 없을 문제는 무엇일지를 전하며, 그럼에도 왜 시간여행이 필요하고 사람들이 시간여행을 꿈꾸는지를 헤아려본다.

    "역사를 위해. 미스터리를 위해. 향수를 위해. 희망을 위해. 우리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기억을 탐색하기 위해. 우리가 살았던 삶, 유일한 삶, 하나의 차원, 처음부터 끝까지에 대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이 가운데 답을 찾지 못했다면 이런 답변도 있겠다. “시간여행은 왜 필요할까? 모든 대답은 하나로 수렴한다. 죽음을 피하는 것.” 이유야 어느 쪽이든,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나는 이 책을 가이드북으로 챙겨갈 것이다.

  • 요괴를 빌려드립니다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은이), 이규원 (옮긴이) | 북스피어 | 2019년 5월 "<샤바케> 작가의 '요괴 대여점' 시리즈"

    에도의 자그마한 중고품 거래 및 대여점 '이즈모야'. 향로, 족자 같은 고급 장식품에서 그릇, 이불 등 일상용품까지 다양한 재고를 구비한 이 가게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만들어진지 백 년이 넘어 혼이 깃들고 요괴로 변한 '부상신'들이 중고품 속에 섞여 있다는 것. 이들은 겉보기에는 일반 사물과 같지만,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각자 보고 들은 일에 대해 서로 수다를 떨기도 한다. 이즈모야의 주인 남매는 부상신들의 대화를 듣고 에도에 도는 온갖 소문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혼담 선물로 받은 귀한 세공품을 도둑맞았다는 무사의 의뢰가 들어오고, 남매는 고민 끝에 부상신이 들린 집기들을 무가의 저택에 대여하기로 한다.

    <샤바케>의 작가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요괴 대여점'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작가는 에도 시대를 조사하던 중, 화재가 잦고 수해 위험도 많았던 에도에서 물품 대여점이 성행했다는 것을 발견하고 특유의 상상력을 덧대어 시리즈를 완성했다고 한다. 자신들이 다른 사물과는 격이 다르다고 한껏 치켜세우다가도, 주인의 명에 따라 순순히 다른 곳에 대여되어 열심히 첩보 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인간과는 말을 섞으면 안 된다는 규칙 탓에 주인 남매가 듣고 있는 것을 짐짓 모르는 척하며 의도가 뻔히 보이는 말들을 시끄럽게 주고받는 부상신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매 장마다 소개되는 각 물품에 요괴가 깃들게 된 사연과, 이즈모야 안팎에서 쉴새없이 벌어지는 사건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한 귀여운 기담집이다.

6.112019
  • 천년의 질문 1
    조정래 (지은이) | 해냄 | 2019년 6월 "조정래가 묻는다, 국가란 무엇인가"

    시사주간지 기자 장우진과 사회학과 시간강사 고석민이 술잔을 기울인다. 취재에만 몰두하느라 월급통장엔 '0원'이 찍히는 장우진의 처지와, 시간강사 생활을 십여년 이어가느라 대학 선배인 국회의원 윤현기의 칼럼을 대신 써주는 고석민의 처지는 모두 보잘것 없다. 성화그룹 비자금 사건을 취재하던 장우진을 막기 위해 장우진의 아내, 고석민의 선배 윤현기 국회의원 등을 공략하는 성화그룹 창조개발실. 이 '사건'을 중심으로 질문이 시작된다.

    <정글만리>, <풀꽃도 꽃이다>를 잇는 조정래의 물음.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뜨겁게 던진다. 수많은 등장인물의 성격을 뚜렷하게 묘사하는 방식, 비자금 장부와 함께 사라진 대기업 사위의 행방을 쫓는 이야기라는 소재의 속도감이 읽는 속도를 늦출 수 없게 한다. 빠른 호흡에 묵직한 질문이 더해졌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한다.'고 말한 플라톤의 시대 이후, 여전히 국민에게 국가는 무엇인가? 조정래가 묻는다.

  • 눈과 사람과 눈사람
    임솔아 (지은이) | 문학동네 | 2019년 6월 "이곳에 녹아들지 않아도 돼"

    첫 장편소설 <최선의 삶>으로 2015년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 첫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로 2017년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임솔아의 첫 소설집. 소설의 자리, 혹은 시의 자리에 함께 놓일 법한 문장으로 한 시기를 함께 건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민다.

    여덟 편의 이야기 속, 열여덟 살부터 스물다섯 살까지 차곡차곡 시간이 쌓이는 동안 싸우고 견뎌야 했을 이들이 있다. 자살 시도 후 떠안게 된 병원비 때문에 정신병력 진단서를 받아야 하는 유림. 일자리를 얻기 위해 세상의 신분증을 얻어야 하는 수희와 지은. 명성 뒤, 자신을 존경하던 습작생을 폭행한 가해자가 분명히 존재함을 신고하는 정원. 너무 쉽게 녹아드는 사람들의 언저리에서, 채 녹아들지 못하고 발끝을 세우고 있는 이들에게 임솔아의 소설은 남들처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눈인사를 건넨다. '내가 겪어온 것들을 함께 겪은 동지'들 같은 이 소설과 함께라면, 독자는 '누군가 만들어놓은 눈덩이 위에 우리가 만든 눈덩이를 올려놓'을 수 있다는 꿈 역시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 엘리트 독식 사회
    아난드 기리다라다스 (지은이), 정인경 (옮긴이) | 생각의힘 | 2019년 6월 "세상은 그대로 두고 폼만 잡으려는 부자와 권력자"

    세계의 부와 권력을 독점한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 예전이었다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거나 억압하고 군림하는 태도를 내세웠을 텐데, 세월이 바뀌어 이들은 평화와 인권, 보건과 생태를 지키는 파수꾼이자 어떤 정부도 해내지 못한 가난과 빈곤의 해결사를 자임한다. 세상이 바뀔 가능성이 쉽게 보이지 않으니, 이들의 부와 권력이 유지되어야 그나마 세상이 아름다워질 거라는 환상은 널리 퍼져나간다. 그렇지만 바뀌는 건 하나도 없다. 아니, 그들의 재산만 늘어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들이 주도하는 연구 집단에 초대받는다.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찾겠다는 자리지만 그곳은 변화가 필요한 곳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고, 구체적인 현실이 바뀌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는 세상이 바뀐 것처럼 만족하는 장면이 어색하기 그지없다. 어정쩡한 자세로 주변을 둘러보니 이 모든 이야기를 지탱하고 확산하는 구조가 드러났고, 바로잡은 자세로 구조를 파헤치니 왜 세상이 필요한 것 이상을 만들어내면서도 필요한 만큼 변화하지 못하는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마주한 세상의 결말도 뻔할 것이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데 공감한다면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 찾아내야만 한다. 세상은 선이 모자라서 망가지는 게 아니라 악에 대응하지 않아서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간단한 해결책은 있을 수 없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위선을 넘어 정말 세상을 바꾸는 일은 기적에 가깝겠지만, 오늘날 불평등의 상황 역시 말도 안 되기는 매한가지 아니겠는가. 어느 쪽에 세상의 미래를 걸지, 모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 아이엠 이국종
    김승민 (지은이), 최우빈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9년 5월 "미래를 향한 첫걸음 '아이엠' 시리즈"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은 어린이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직업 탐구 학습만화 '아이엠' 시리즈.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고, 직업별로 멘토가 되어줄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일대기 형식의 만화를 통해 인물들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며 노력과 도전 정신,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익힐 수 있다.

    시리즈 첫 권은 대한민국 최고의 외상외과 의사 ‘이국종’ 편으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물론 의사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 관련된 전문 용어와 사회적 이슈까지 폭넓게 담아냈다. 책의 마지막에는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질문을 던져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올바른 직업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6.142019
  • 한자와 나오키 1
    이케이도 준 (지은이), 이선희 (옮긴이)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당한 만큼 갚아준다! 일본 최고 시청률 드라마 원작"

    일본 경제 호황이 절정이던 1988년, 한자와는 당시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중앙은행에 취업한다. 기쁨도 잠시, '거품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은행은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도 함께 저물어간다. 어느 날, 지점장의 지시로 거액을 대출했던 중소기업이 갑작스레 도산하고 사장이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지점장은 부실 기업을 파악하지 못한 책임을 한자와에게 즉시 뒤집어 씌우고, 본부의 동기는 지점장이 사내 정치 행각까지 벌이고 있다고 귀띔해준다. 그동안 은행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매사 성실하게 업무에 임해 온 한자와는 큰 배신감을 느끼고, 명예 회복을 위해 죽기 살기로 대출금 회수 작전을 짜기 시작한다.

    일본에서 50.4%라는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의 원작 소설이다. 조직의 부당한 갑질에 맞서는 '은행원-탐정' 캐릭터를 제시한 이 책은, 출간 당시 일본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신입 시절 품었던 푸른 꿈과 직업인으로서의 긍지를 시시각각 위협하는 외부 요인들, '상식'의 선을 생각 없이 넘는 사람들, 그럼에도 동기들과 모여 마시는 맥주 한 잔과 정의로운 사람들로 치유받는 순간들이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일본 대표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이케이도 준이 풀어놓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흡인력 강한 문체가 책장을 넘기는 손에 가속도를 붙인다.

  • 시그널
    피파 맘그렌 (지은이), 조성숙 (옮긴이) | 한빛비즈 | 2019년 5월 "단서는 경제학 바깥에 있다"

    지금껏 어떤 경제학자도 예측에 관한 이론을 만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경제 예측은 계속된다. 주로 과거 데이터와 숫자에 의존하는 그들의 예측은 틀리기 일쑤며, 결과적으로 잘못된 대응을 낳는다. 전문가들에게 마냥 미래를 맡길 수 없는 이유다. 이에 백악관 경제보좌관을 지낸 저자는 복잡한 경제 공식과 그래프에서 벗어나 사건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지금 현재, 우리 주위로 시선을 돌려 다양한 신호들을 찾아 보자는 것. 별 생각 없이 받아들인 단순한 사건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대중들도 경제가 타는 냄새를 맡고 신속히 반응할 줄 알아야 한다. 전문가라고 다 신호 포착에 능숙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치마 길이와 마천루 건설 붐 등에서 불황을 읽어 내는 고전적인 방식을 넘어 패션 잡지의 표지, 핸드백과 구두의 판매 추이, 예술가들의 작품들, 공원에서 들려오는 언어의 변화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단서가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칠리페퍼 가격, 중국의 임금 상승, 튀니지 청과상의 죽음에서 촉발된 '아랍의 봄' 시위,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개간 포기, 북극에 매장된 석유 쟁탈전 같은 지정학적 이슈 역시 강력한 경제 신호다. 저자는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명제에는 동의하지만, 중요한 것은 예측 그 자체가 아니라 예상 가능한 사건들에 대한 대비라는 것을 강조한다. 놓치기 쉬운 일상의 신호들을 읽는 힘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문태준 (지은이) | 마음의숲 | 2019년 6월 "문태준, <느림보 마음> 이후 10년 만의 산문집"

    <느림보 마음> 이후 10년, 오랜 기다림 끝에 문태준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을 만난다. 시인은 전작에서 일상의 소소한 풍경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시인의 언어로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이번 산문집에는 10년이란 세월 동안 더욱 깊어진 마음으로 그러모은 삶의 조각들을 풍성하게 담았다.

    만났던 사람과 불쑥 일어난 일, 서랍에서 꺼낸 옛 시간, 매일 시집에서 읽은 한 편의 시, 국경 너머로의 여행, 어머니의 어머니, 여름날의 매미와 바람과 나무... 시인은 계절이 바뀌면 바뀌는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며 천천히 보내온 시간 속에서 건져 올린 이 대상들을 모나지 않은 둥근 마음과 가만한 시선이 오롯이 담긴 문장으로 정성스럽게 그려낸다.

  • 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
    이지은 (지은이) | 모요사 | 2019년 6월 "오브제, 과거를 기억하는 사물들"

    시대의 모습과 분위기를 느끼고 떠올리는 방법은 여럿이다. 당대의 사건이 벌어진 공간에 직접 서봐도 좋고, 그때에 얽힌 인물의 삶을 따라가보아도 즐겁다. 그렇다면 물건은 어떨까. 때로는 그때 그 자리에서 숱한 세월을 보냈을, 때로는 여러 사람의 손을 오가며 각각의 이야기를 한데 품었을, 그리하여 누구라도 조심스레 두드려보고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오래 닫아둔 입을 열고 끝없는 이야기를 펼쳐낼 것 같은 오래된 물건 말이다.

    미술사학자 이지은은 이런 물건들, 즉 오브제가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비록 하찮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는 기술과 역사 같은 인간이 지나온 길들이 알알이 숨어" 있기에, 그 이야기를 찾으려 '식당 가구'를 주제로 학위 논문을 쓰고 소더비, 크리스티 등 경매장에서 옛 물건들을 두고 벌어지는 오늘의 이야기를 만나기도 했다. 그렇게 모은 물건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으니 중세에서 근대로 이어지는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300여 년의 시대가 펼쳐졌고, 미에 대한 탐구와 탐닉이 극에 달했던 시기부터 현대의 모양새가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까지 흐름이 이어졌다.

    시대를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것들을 차례차례 살펴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그냥 지나칠 뻔한 작고 사소한 오브제의 이야기를 엮어가며 시대를 그려가는 방식이니, 손에 잡히지 않는 사상이나 문명이 아니라 공통점과 차이점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생활과 풍속의 장면을 겹쳐가며 그때와 지금을 함께 들여다볼 시선의 계기가 편안하고 흥미롭게 전해진다. 두 권으로 묶인 시리즈는 20세기 산업혁명 시대까지 이어질 예정이라 하니, 21세기 오늘 만지고 쓰는 물건들의 이야기와 보다 가깝게 맞춰볼 날도 벌써 기대가 된다.

6.182019
  •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은이), 김선형 (옮긴이) | 살림 | 2019년 6월 "2019 아마존 종합 베스트 1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갈라진 해안선 사이에 자리잡은 습지. '대서양의 공동묘지'라 불리는 이 지역에는 세금과 법을 피해 도망친 이들이 숨어 산다. 연못과 망망한 풀밭으로 둘러싸인 습지에는 게와 사슴, 야생 조류가 서식하는 생명의 공간과, 빛을 삼키는 늪이 공존한다. 풍요와 빈곤이 함께 하는 이 곳에 여섯 살의 카야가 혼자 남겨진다. 가족을 비롯해 애착을 가졌던 사람들 모두가 카야를 떠나가고, 마을 사람들은 습지 주민들을 손가락질하며 차별한다. 아이는 홍합을 따고 물고기를 잡으며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고, 자연에서 만나는 수많은 생물들은 변치 않는 벗이 되어 준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카야의 성장 과정과 17년 후 늪에서 발견된 시신을 둘러싼 사건을 교차하며 그려낸다.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가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출간한 첫 소설로, 2019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미국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현재까지 아마존에서 6개월 동안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독자 리뷰는 1만 4천여 건, 평균 별점은 4.8로 호평을 받고 있다. 편견을 딛고 혼자의 힘으로 커가는 소녀의 성장담을 중심으로, 순정하고 가슴 아픈 로맨스와 반전이 거듭되는 법정 스릴러가 어우러져 이야기의 힘을 보여준다.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생태학자가 써내려간 습지의 생생한 사계절 풍광 묘사가 특히 인상적이다.

  • 역사의 쓸모
    최태성 (지은이)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6월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역사에서 답을 찾는 방법"

    최태성은 누적 수강생이 500만 명에 달하는 손꼽히는 역사 강사다. 그의 역사 강의를 듣는 많은 학생들은 역사 교과의 이해와 역사 시험의 성적을 목표로 하니, 그만큼 ‘역사의 쓸모’를 강조하며 설파해온 이도 드물겠다. 그런데 그가 전하는 역사의 쓸모는 “선생님 강의 듣고 시험 합격했습니다”에도 있겠으나, “선생님 강의를 듣기 전과 후의 삶의 모습이 달라졌어요.”라는 반응이 훨씬 반갑다고 하니, 그가 역사를 공부하고 강의하는 방향은 사실과 실체보다는 감정과 삶에 가깝다 하겠다.

    살다보면 누구나 문제를 만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데, 이때 앞서 살아간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고민과 삶을 참조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숱한 사례와 이야기 가운데 어느 것이 나의 상황에 적절한 도움을 전할지 고르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 책은 혁신, 성찰, 공감, 소통 등 오늘날 시대의 과제에서 시작해 다른 이의 삶을 이해하는 방법과 인생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태도까지, 평생 역사를 들여다보며 온갖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 다른 이들과 나눠온 저자의 역사 사용법을 한데 모아 전한다. "삶이라는 문제에 역사보다 완벽한 해설서가 없다"는 그의 말을 새기며 이 책을 기본 교재로 삼아 당면한 과제를 하나씩 풀어보자.

  •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킴 스콧 (지은이), 박세연 (옮긴이) | 청림출판 | 2019년 6월 "솔직함은 조직을 춤추게 한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있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부하 직원을 다루고 조직을 관리할까? 이 책의 원서 제목에 그 답이 있다. Radical Candor, '완전한 솔직함'으로 번역된 이 키워드야말로 개성 넘치고 똑똑하지만 때론 저돌적인 그들을 다루는 핵심 도구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솔직함은 상대의 기분을 나쁘게 할 개연성이 있다. 저자는 훌륭한 리더를 구분하는 경계가 바로 거기에 있음을 강조한다. 상사의 정확한 피드백을 부하 직원들이 트집을 잡고 윽박지르는 것으로 느끼게 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아슬아슬한 관계로 고민하는 리더들을 위해 충분한 신뢰 형성에 필요한 실전 도구들을 담았다. 지적을 하기 전에 먼저 지적을 받아 볼 것, 칭찬은 공개적으로 하고 지적은 개인적으로 할 것, 업무를 개인화하지 말 것, 직원들의 험담을 들어주지 말 것 등 구글과 애플의 리더들이 실천하고 있는 팁들로 가득하다. 기본적으로는 팀장과 리더를 위해 쓴 책이지만 인간관계 전반에 적용 가능한 내용들이어서 보다 폭넓은 독자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우리 중 누군가는 조만간 팀장이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말이다.

  •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은유 (지은이), 임진실 (사진) | 돌베개 | 2019년 6월 "현장실습생, 청소년, 노동자, 죽음"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전해온 르포 작가 은유가 청(소)년 노동자의 이야기를 ‘겸손한 목격자’로서 담아낸다. 종종 언론 보도로 접하는 현장실습생의 현실은 대체로 안타까운 공감에서 멈추곤 한다. 청소년이자 실습생이자 노동자라는 상황 때문에 관련한 여러 존재의 관계에서 소외되고 마는 상황이니, 이들의 이야기는 대체로 사건으로 다뤄질 뿐 그들의 목소리가 직접 전해지는 기회는 드물다. 이 기록이 귀하고 반가운 까닭이다.

    더불어 현장실습생 당사자뿐 아니라 부모, 교사, 졸업생 등 그간 드러나지 않은 관계를 연결하며 그들의 목소리에 조금씩 다가서는 작가의 세심함과 조심스러움은 이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만들고, 쉽사리 문제를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어설픈 해결책을 내놓으며 스스로 만족하는 태도를 경계하게 한다. 이 책에 나온 구체적인 어떤 이야기를 글로 옮기며 소개하기 머뭇거리게 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저 이 책을 건네고 싶다. 나를 비롯하여 안타까운 공감에서 멈췄던 모든 이들에게.

6.212019
  • 늑대가 온다
    최현명 (지은이) | 양철북 | 2019년 6월 "서로 다른 생명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

    늑대는 익숙한 동물이다. 개와 비슷한 데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여러 이야기에 숱하게 등장한 터라 울음소리와 습성도 널리 알려진 편이다. 그런데 막상 늑대를 직접 보기란 쉽지 않다. 한반도 남녘에 사는 이라면 대다수가 야생에서 늑대를 만나지 못했을 게 분명하다. 이미 멸종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늑대를 직접 마주할 수 있을까. 10대 때부터 늑대와의 만남을 꿈꿔온 포유류 전문가 최현명의 발길은 어느새 네이멍구의 야생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2002년부터 최근까지 몽골의 초원과 파미르 고원을 아우르는 늑대의 땅을 찾아 헤맸다. 20여 년 동안 마흔 번 가까이 다녀왔고 꿈꾸던 늑대와의 만남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이 책은 그 첫 여행의 기록으로 더듬더듬 늑대의 생태에 다가가 조심스레 늑대와 서로를 나누고 결국에는 더욱 깊이 늑대에 빠져버린 시간을 담았다. 무엇보다 늑대가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궁금함에서 늑대가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돌아봄으로 이어지는 시선의 흐름이 마음에 남는다. 너무나 간절했고, 드디어 눈빛이 마주칠 거리에 섰지만, 어쩔 수 없이 다른 존재라 더는 다가갈 수 없는 새로운 간절함. 서로 다른 생명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찬찬히 짚어보게 하는 이야기다.

  • 자신감
    샤를 페팽 (지은이), 김보희 (옮긴이) | 미래타임즈 | 2019년 6월 "불안과 의심에 마주할 용기"

    일이든 사랑이든,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것이 갖고 싶다고 가져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신감을 갈구하다 되레 자신감을 잃는다. 자신감(自信感), 즉 스스로를 믿는 마음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가? 바꾸어 말해, 우리는 어떤 순간에 스스로를 믿는 힘을 갖게 되는가? 방송 출연과 대중 강연 등을 통해 사랑 받고 있는 프랑스의 철학자 샤를 페팽이 그 어려운 물음에 대해 함께 답을 찾아볼 것을 제안한다.

    이 책에서 그는 아홉 가지 주제로 구분하여 자신감의 근원을 밝힌다. 니체, 후설, 비트겐슈타인 등 철학자들의 메시지와 가수 마돈나, 소설가 조르주 상드 등이 어려움을 극복해 낸 일화 등을 곁들이며 쉽게 설명하는데, 그가 20년째 고교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일까, 차분한 전달 방식이 책의 설득력을 더한다. 철학자 드레세르의 말이 계속 뇌리를 스친다. "자신감은 자기 안에 존재하는 불확실한 부분을 찾아내 일깨워보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독자들의 결심을 응원한다.

  • 나우 : 시간의 물리학
    리처드 뮬러 (지은이), 장종훈, 강형구 (옮긴이), 이해심 (감수) | 바다출판사 | 2019년 6월 "'지금'이 제일 재미있는 순간입니다"

    재미없는 농담이지만 '지금'이라고 말하는 순간 '지금'이 지나가버리니 누구도 '지금'을 말할 수 없다는 농담이 재미없게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이 농담이 재미없는 이유는 ‘지금’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도 풀어주지 않는데다 ‘지금’을 알고자 하는 호기심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지금'을 살아가는 데 어떤 재미와 의미도 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을 대하고 다루는 유쾌하고 흥미로운 방법은 무엇일까?

    시간의 시작과 끝을 연구해온 실험물리학자 리처드 뮬러는 지금이야말로 '지금'의 본질을 밝혀낼 적기라고 말한다. '지금'을 이해하려면 "상대성이론, 엔트로피, 양자물리학, 반물질, 시간여행, 얽힘, 빅뱅, 암흑에너지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데, 현대물리학은 앞서 나열한 지식을 대략 정리하고 해결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현대물리학의 성취를 바탕으로 인류가 시간을 탐구해온 과정을 되짚으며 그간 밝혀낸 것과 아직 밝혀내지 못한 것을 나누어 설명하고, 그 끝에 서 있는 오늘날 주목해야 할 물음을 새로 던진다.

    그는 '지금'이 특별하다고 말한다. 아직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흐르는 시간 위에서 "우리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순간이 "생명과 문명의 원천"이기에 우리는 자유의지를 갖고 방향을 잡아야만 한다. 물리학은 불완전하고 우리 역시 그러하기에 '지금'은 늘 새로운 가능성을 품는다. 그 유일한 순간에 함께 닿은 모두가 반갑고 애틋해지는 게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 착해도 너무 착한 롤리의 일기
    제프 키니 (지은이), 신인수 (옮긴이) | 미래엔아이세움 | 2019년 6월 "<윔피 키드> 롤리, 드디어 펜을 들다!"

    <윔피 키드>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찾아왔다. 전 세계 18개국에 출간되어 2억 명이 넘는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윔피 키드>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 '롤리'가 드디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는 것!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그레그의 위인전을 써주겠다며 적어내려간 롤리의 일기 속 그레그가 어쩐지 악역처럼 보인다. 초안을 읽어본 그레그는 불같이 화를 내며 작가를 바꾸겠다고 선언하는데…. 과연 롤리는 그레그의 위인전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우정을 지켜낼 수 있을까?

    롤리가 왜 항상 자신을 골탕 먹이는 그레그와 친구로 지냈는지, 그동안 숨겨 두었던 롤리의 속마음을 살짝 들여다보며 '진정한 친구와 우정이란 무엇일까', '나는 내 친구에게 어떤 존재일까' 곰곰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잔머리 대마왕 그레그와 착해도 너무 착한 롤리. 달라도 너무 다른 둘 사이의 웃음 가득한 우정 이야기를 담은 <롤리의 일기>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고 하니 기대를 해도 좋겠다.

6.252019
  •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
    갈로아 (지은이) | 한빛비즈 | 2019년 6월 "국내외 공룡 전문가가 격찬한 교양 만화"

    공룡의 인기는 끝이 없다. 영화, 만화 등에서 꾸준히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인지도를 높여왔고, 특히 어린아이들에게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 이들은 오늘날 이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수백 가지 공룡 이름을 손쉽게 외우는가 하면, 미국의 경우 미취학 아이들의 장래희망 3위에 티라노사우루스가 오를 정도로 혼연일체가 되고 있다. 이러다 정말 공룡이 되살아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공룡이 되살아난다고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인류가 공룡과 더불어 만들어갈 스펙터클 생태계는 생각만 해도 기대가 된다. 이를 위해서라도 공룡이 어디에서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았는지 살펴봐야겠다. 물론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유가 아니라 해도, 공룡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지구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살아갔고, 무엇보다 거대하고 독특한 생김새로 여전히 관심을 모으니, 과학에 들어서는 멋진 입구로 살펴볼 만하다.

    그간 공룡 하면 대부분 겉모습에 집중했는데, 이 책은 제목에 들어간 '생태'의 맥락에서 깃털의 기원과 기능부터 공룡의 짝짓기 생활까지 살펴보고, 워낙 압도적이라 모든 눈길을 사로잡는 공룡 외에 당시 생태계가 어떠했는지에도 시선을 나눈다. 책을 읽다 보면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서도 공룡의 특성을 발견하려 애쓰는 자신을 확인하게 되니, 공룡과 나는, 공룡과 인류는 이렇게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나 보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지은이) | 허블 | 2019년 6월 "우리 SF의 우아한 계보, 김초엽 첫 소설집"

    2017년 <관내분실>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동시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초엽의 첫 소설집. <관내분실>은 도서관에서 잃어버린 엄마의 기록을 찾아 나선 딸의 이야기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전개하는 소설이다. '마인드 업로딩'이 가능해져 엄마의 일부를 도서관에 저장할 수 있는 시대에 관한 상상력과 '지민이 기억하는 한 엄마는 엄마였으므로, 그녀가 그냥 '김은하'였던 시절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인식이 어우러져 새롭고도 보편적인 이야기가 탄생한다.

    '완벽한' 유전자의 선택이 가능해진 미래, 완벽함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경계 밖으로 밀려난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할머니' 과학자는 아득한 우주에서 가족과의 재회를 위해 고군분투한다. (<우리가 빛의..>) 부당한 경계짓기를 미워하는 마음, 광활한 우주 너머의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 과학도인 소설가는 이렇듯 우리가 함께 읽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우리가 가닿지 못한 곳을 상상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낸다. 여전히 우리 모두의 '마음'에 있을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 김보영, 김연수, 배명훈, 정세랑 등의 작가가 추천했다.

  • 방탄 사고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지은이), 박규호 (옮긴이) | 은행나무 | 2019년 6월 "기분이 좋아지는 유쾌한 처방전"

    독일에서만 700만 부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국내에서도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등으로 사랑받았던 히르슈하우젠이 돌아왔다. 이번 신작에서 그는 '생각'이 가진 기적같은 힘을 말한다. (원서 제목이 <기적은 기적이다>이기도 하다.) 우리 인생의 모든 일이, 심지어 건강 관리와 질병 치유마저도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말하는 그의 직업은 의사다. 의학에서는 '기적'과 같은 종교적 개념을 꺼린다고 하니, 그저 용기를 북돋는 차원에서 하는 말은 아닐 테다. 그가 그렇게까지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그는 플라세보 효과, 착시, 마술 트릭, 마음에 관한 실험 등 다채로운 사례를 통해 놀라운 생각의 힘을 증명한다. 특히 "아무것도 안 하면서 뭔가를 해야 할 텐데라고 생각만 하는 것이 가장 해롭다"고 강조한다. 이에 책 말미에 49가지 습관 목록을 수록하여 독자들이 걱정을 멈추고 행동에 나설 것을 독려한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 걱정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그래픽 자료와 귀여운 플립북은 책의 별미로 450p에 달하는 책의 두께를 전혀 느낄 수 없게 하는데, 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책 스스로 증명하는 듯하다.

  • 키키 키린
    키키 키린 (지은이), 현선 (옮긴이) | 항해 | 2019년 6월 "키키 키린이 남긴 120가지 말"

    영화 <도쿄 타워> <앙> <인생 후르츠> 등 다수의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키키 키린. 국내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속 '엄마'로 친숙한 그녀는 10여 년에 걸친 암 투병에도 불구하고 여러 작품에 출연했고, 타계 직전까지도 영화 <어느 가족> <일일시호일>'에서 열연하는 등, 영화 현장을 지킨 진정한 영화인이었다.

    책은 삶, 병, 늙음, 사람, 인연, 집, 직업, 죽음 총 8가지의 보편적 주제에 대한 키키 키린의 말을 엄선하여 엮은 것이다. 고정관념이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삶에서 재미를 찾은 사람, 어떤 어려움도 삶의 자양분으로 삼은 사람, 온갖 상처 속에서도 삶과 화해하고 그것을 받아들인 사람, '자기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 사람. 그런 그녀가 남긴 120가지의 말에는 배우이자, 엄마, 아내,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강단 있게 살아온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영화인 키키 키린, 인간 키키 키린의 삶과 말들로 웃고, 울고, 감동하고,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다. "부디 세상만사를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유쾌하게 사시길. 너무 노력하지도, 너무 움츠러들지도 말고."

6.282019
  • 살인 현장은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은이), 김난주 (옮긴이) | 재인 | 2019년 6월 "히가시노 게이고표 코믹 미스터리"

    항공사 승무원 입사 동기인 에이코와 마미코. 논리를 중시하고 꼼꼼한 스타일의 에이코와 직관적이고 무사태평한 마미코는 정반대의 성격이지만 호흡이 잘 맞는 단짝 친구다. 두 사람이 탑승한 비행기에서는 종종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진다. 비행이 끝난 후 항공사 지정 호텔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을 다룬 'K호텔 살인의 밤', 비행기에 남겨진 갓난아기를 둘러싼 '분실물에 유의하세요', 기내 화장실에 떨어진 유서의 주인을 찾기 위한 에피소드 '아주 중요한 분실물' 등 비행기 탑승객들이 연루된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연달아 펼쳐진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실제 승무원으로 일했던 친누나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거품 경제 시대 일본 사회의 모습을 다각도로 드러낸다. 탑승객들의 저마다의 사연과 승무원 탐정 콤비의 활약이 펼쳐져, 빠른 속도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코믹 미스터리.

  •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정우성 (지은이) | 원더박스 | 2019년 6월 "난민들을 직접 마주한 정우성, 그의 진솔한 기록"

    배우이자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정우성. 대중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온전히 세상에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오던 중, 2014년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이 되어 본격적으로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5년 6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임명되어 매년 해외 난민촌을 방문하는 등 난민 보호 활동과 함께 그들의 소식을 지속적으로 사회에 전해왔다.

    첫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에서 그가 만난 난민들의 이야기와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유엔난민기구와 함께 네팔, 남수단, 레바논, 이카르, 방글라데시, 지부티 그리고 말레이시아 등 세계의 난민촌을 찾아 난민들의 삶을 직접 마주했다. 그 여정의 기록을 바탕으로, 끝없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난민들, 그런 난민들 곁에서 헌신하는 유엔난민기구 직원들, 난민들이 좀 더 나은 삶을 누리기를 기원하며 후원에 나서는 시민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느낀 바를 진솔하게 전한다.

  • 다시 오지 않는 것들
    최영미 (지은이) | 이미출판사 | 2019년 6월 "다시 뜨겁게, 최영미의 밥과 사랑과 시"

    일찍이 '잔치는 끝났다'고 선언했던 시인, 최영미가 돌아왔다. "가슴을 두드렸던 그 순간은 다시 오지 않았다."고 시인은 말한다. 오지 않을 걸 알기에 시가 된다. 전작 <이미 뜨거운 것들>과 대구를 이루는 듯한 제목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이 붙은 시집 속, 지금 이곳의 삶을 직시하는 수수한 열기가 눈에 띈다. "목숨을 걸고 뭘 하진 않았어요 (왜 그래야지요?)" (<밥을 지으며> 中)로 시작하는 첫 시부터 그렇다. 싸움은 계속되지만 싸우는 이의 얼굴은 일상의 얼굴 그대로다. 그저 밥을 챙기고 수건을 접으며 시작되는 하루. "매일 아침 깨끗한 속옷을 입을 수 있다면 / 누구든 상대해주마" (<수건을 접으며> 中)라고 말하고, "싸움이 시작되었으니 / 밥부터 먹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독이 묻은 종이> 中)

    그를 싸움으로 이끈 시 <괴물>과 결이 같은 일련의 시도 함께 실렸다. 1993년 발표한 '등단소감'이라는 시 "내가 정말 여, 여류시인이 되었단 말인가 / 술만 들면 개가 되는 인간들 앞에서 / 밥이 되었다, 꽃이 되었다 / 고, 고급 거시기라도 되었단 말인가"라고 말하던 젊은 시인 최영미의 언어와 <괴물> 사이엔 이십여 년이 넘는 시차가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복잡한 감정이 든다. <50대>를 '헤어진 애인보다 계단이 무서운' 나이로 지칭하는 감각. 투병하고 이별하는 그 나날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구체적인 삶의 언어를 만나며 밥을 잊지 않는 삶을, 사랑을, 시를 기쁘게 읽는다.

  • 위즈덤
    오프라 윈프리 (지은이), 노혜숙 (옮긴이) | 다산책방 | 2019년 6월 "깨달음, 사랑, 그리고 자유를 찾아"

    '오프라 윈프리 쇼'의 바통을 이어받은 '슈퍼 소울 선데이'는 9년간 에미상을 일곱 차례 수상하며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우뚝 섰다. 이 책은 그 '슈퍼 소울 선데이'의 내용 가운데 오프라가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준 대화의 정수들을 직접 고르고 정리한 책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부터 엘리자베스 길버트, 파울로 코엘료 같은 베스트셀러 작가, 영성 지도자 틱낫한과 에크하르트 톨레, 언론인 아리아나 허핑턴, 그리고 필 잭슨 전 시카고 불스 감독까지, 세계적 명사들이 '나는 왜 여기 있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한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그 면면의 화려함보다 그들이 나눈 이야기의 진솔함에 있다. 오프라는 특유의 편안함으로 명사들의 솔직한 생각과 내면의 통찰을 끄집어낸다. 명사들과의 인생 대화를 마음챙김, 자아, 용서, 은총과 감사, 사랑과 연결 등의 주제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각각에 대한 오프라의 소회와 회고를 함께 담았다. 책은 우리가 스스로의 인생에서 진정한 나로 거듭나기 위한 교훈과 울림을 전하며, 이 세상을 사는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 깨닫게 한다. 오프라의 집 부근에서 찍었다는 사진들 또한 책을 읽는 우리의 마음을 경건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