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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김태형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1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8월 <엣세이 최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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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com/theotherk

염소와 나와 구름의 문장

가끔 먼 곳에 다녀올 때면 꼭 작은 돌을 주워 온다. 책상머리에 쌓아 놓을 수 있을 만큼 세 개쯤은 들고 온다. 그런 돌을 모아 놓고 보니 돌담이 하나 생겼다. 상수리나무 뒤쪽이 너무 어둡지 않게 돌담을 쌓아 놓고, 애써 뒤꿈치를 들지 않아도 내 방 창문이 건너다보이도록 그리 높지는 않게 돌담을 쌓아 놓고, 그리워지라고 햇빛 맑은 돌담을 쌓아 놓고는, 햇빛만 건너오는 돌담 밖으로 나가서 한 바퀴 에둘러 보기도 하는 그런 돌담이 하나 생겼다.

히말라야시다는 저의 괴로움과 마주한다

고무타이어만한 진흙덩이를 나무들은 뿌리마다 하나씩 달고 있다. 마음에도 엽맥 같은 푸른 실핏줄이 있어 연화문이나 구름으로도 새겨지지만, 오늘은 천길 배 속으로부터 둔중하게 울려퍼지는 종소리처럼 무거운 공기들이 파문을 일으킨다. 이때 검은 아가미를 가진 나무들은 진흙덩이 속에 가만히 알을 슨다. 너덜너덜 다 해진 비늘은 하나씩 떨어져나간 채 굵은 나무둥치는 긴 등뼈를 온몸으로 펼친다. 언뜻 감추어둔 길의 입구를 알리는 말뚝 하나, 마른 물고기 하나 놋줄에 매달려 있다. 매달려서라도 진작 굳은 허공중이었어야 할 그 순간, 한 겹 옹이 같은 나무 비늘이 내 눈꺼풀에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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