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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문성해

출생:1963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문경

최근작
2024년 4월 <쇼팽을 읽다>

달걀귀신

난 생각해 살아가는 모든 것들에게는 마음이 있다고 마음은 변덕이 많아서 이 세계를 쓰러져 누워 있게도 하고 벌떡 일어나서 춤추게도 한다고, (…) 그리고 나는 또 생각해 뭔가를 느끼는 마음이 있어서 생겨난 게 바로 시라고 땅의 저 깊은 바닥에서부터 하늘로 우주까지 닿아 있는 이 마음이야말로 가장 큰 마음, 위대한 마음이 아닐까 하고 그러므로 생각하고 생각해 작은 풀 한 포기 개미 한 마리까지 닿아 있는 시의 마음은 바로 하느님의 마음이라고 개미의 기쁜 마음이 때로는 산을 흔들 수도 있다고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폭풍을 몰고 오는 것이라고 여기에 담긴 마음의 이야기들이 너의 마음에게로 건너가는 징검돌이 되었으면 좋겠어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

어릴 때는 편도도 붓고 신열도 앓고 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일도 없다 먼 데 가서도 집을 찾아 돌아올 줄 안다 지구살이가 몸에 잘 익어가나보다 그래도 아직은 별들과 기차와 따뜻한 산속의 양떼들을 위해 시를 쓴다 이 별에 오기 전의 기억을 더듬어…… 2016년 12월

입술을 건너간 이름

밥벌이를 위해 하루 여섯시간을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가도 가도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내가 아는 유일한 사람이 나라는 게 신기했다 누군가의 정강이뼈는 따스했고 누군가의 그것은 연장처럼 차가웠다 눈 뜬 잠 위로 한강이 흘러갔고 두어 차례의 태풍과 흐느낌이 지나갔다 나는 지하에서 무고했다 세시간을 달려 땅 위로 올라서면 눈이 두더지처럼 침침했다 이곳에서 태어난 몇편의 시를 내 곁에 머물렀던 따스한 정강이뼈들에게 바친다 2012년 초가을 3호선 지하철 안에서

자라

앉아 있지 못하고 서성댄 날들의 기록이라 할 수 있겠다. 시가 되지 못하고 잊혀진 것들이 이 시집을 묶에 하였다. 씌어진 말보다 씌어지지 못한 말들에게 감사한다. 옛날 살던 집으로는 지나가기를 꺼렸던 기억으로 한번 묶은 시들을 다시는 쳐다볼 수 없게 될는지는 모르겠다. 단 한번의 인연으로 다시는 가까이 할 수 없는 것이 어찌 이뿐이랴. 부디 지나간 것들도 새롭게 어루만질 수 있는 손이 어서 되기를. 나의 기쁨도 슬픔도 다 당신이 계셨기 때문이지요. 이태 전 불쑥 쓰러지셨다가 새로 탄생하신 아버지께 이 첫 시집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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