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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전윤호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4년, 대한민국 강원도 정선

최근작
2024년 4월 <애완용 고독>

늦은 인사

살아 있는 것들은 소리를 낸다. 가만히 들어보면 말없는 사물들조차 자기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소리를 낸다. 세상은 그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어떤 때는 너무 어지럽다. 도원이 그립다. 지금 내 주변은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눈을 뜨면 도원이 사라질 것 같다. 눈을 뜨면 모든 게 곧 잊힐 것 같다. 그러나 웅성거리는 사람들 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강변이었다. 식구들의 근심스러운 얼굴이 보였다. 나는 산 너머 마을로 가겠다고 결심했을 뿐, 어떻게 떠내려온 건지 기억이 없다. 하지만 도원에 관한 기억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점점 더 생생해졌다. 머릿속에 예쁜 문신을 새겨놓은 것처럼. 환하게 욱신거리는 그곳.

늦은 인사

살아 있는 것들은 소리를 낸다. 가만히 들어보면 말 없는 사물들조차도 자기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소리를 낸다. 세상은 그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어떤 때는 너무 어지럽다. 도원이 그립다. 지금 내 주변은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눈을 뜨면 도원이 사라질 것 같다. 눈을 뜨면 모든 게 곧 잊힐 것 같다. 그러나 웅성거리는 사람들 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강변이었다. 식구들의 근심스러운 얼굴들이 보였다. 나는 산 너머 마을로 가겠다고 결심했을 뿐, 어떻게 떠내려온 건지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도원에 관한 기억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점점 더 생생해졌다. 머릿속에 예쁜 문신을 새겨놓은 것처럼. 환하게 욱신거리는 그곳. 전윤호

밤은 깊고 바다로 가는 길은

가을엔 춘천에 있었고 겨울엔 강릉에 있었다. 어디에도 너는 없고 폭설만 내렸다. 시간이 지나면 소멸하는 사랑을 하고 싶었는데, 봄은 정선 시장에서 나고, 서울로 끌려가 여름을 견디면 몇 해 더 살 수 있을까? 밤마다 머리에서 글자들이 시든다. 한 계절 강릉 바다를 열어 준 김학성과 유경근에게 감사하다. 2022년 가을

세상의 모든 연애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를 항해하는 일생을 견딘 건 어쩌다 불빛이 반짝이는 연애라는 항구 덕분이었다

순수의 시대

나도 안다, 순수의 시대는 오지 않는다. 그래서 쓴다. 그게 내가 할 일이다.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사람들은 일찍 죽고 혁명을 이끌 장수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기다림이 지루한 시간 나는 쓴다. 그 시간만 살아 있다. 아직 세상이 그대로라면 어쩌다 마주쳐도 모르는 체 해 주시길.

슬라브식 연애

1982년 춘천에서 박정대는 강원사대부고 1학년이었고 나는 강원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며 최준은 같은 학교 졸업반이었다. 정선에서 자란 아들들은 좋은 대학 보내려는 부모들의 기대를 받으며 도청 소재지로 와서 학교를 다녔지만 명문대 진학에 도움이 안 되는 시에 눈을 뜨고 있었다. 어쩌면 시를 만나서 구원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으나 사람들은 공부 안 하고 딴짓한다 생각했다. 군사 정권이 들어선 세상은 사나웠고 학생들도 교련복을 입고 제식 훈련을 받던 시절이었다. 아침이면 길을 막던 안개처럼 모든 게 하반신을 감추고 있었다. 어른들도 잘못 된 세상을 잘못 됐다 말하지 못하던 시절. 춘천은 시골 아이들에게 시를 가르쳤다. 평생 고치지 못할 고질병처럼.

정선

이제 고향은 내 기억 속에 있다. 보고 싶은 사람은 떠나고 할 말은 많아도 운을 떼지 못하는 아버지 무덤이 있는 동네 늘 빚진 마음을 조금이나마 갚는 심정으로 이 시들을 썼다. 나를 기억해주는 고향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사진을 허락해준 정선군과 천경선 씨, 중간에서 수고한 조카 영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2019년 유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사랑의 기억은 이기적인 것이다. 자신에게 좋은 것만을 기억하고 불리한 나머지는 잊어버린다. 이 글의 원작(시나리오)을 읽고 다시 소설로 쓰면서 사랑과 기억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어느 한 부분이 상실된 채 제주도 바닷가에서 자란 어린 소녀의 감성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무척 슬프기도 했다. 사람들은 가족에게 많은 부분을 기대고 또 기대하며 산다. 내가 해야할 몫보다 저 많은 것을 요구 받기도 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요구하기도 한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며 괴물이 되어간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과거의 상실된 사랑을 그리워한다. 그러한 상실은 가족일 수도, 첫사랑일 수도 있다. 나는 평생 첫사랑의 고통 때문에 괴로워하는 시인을 안다. 그는 사십이 넘은 지금도 잃어버린 첫사랑에 대한 시를 쓴다. 그러면서 현재의 자신을 부스러뜨린다. 그렇게 하면 그는 상실된 사랑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 걸까? 하지만 가끔 나는 그가 부럽다.

편지 고양이, 조로

누구나 살면서 고양이 한 마리 가슴에 품는다. 직접 고양이를 키울 형편이 안 되는 사람에게도 가슴 한켠에는 눈이 초롱초롱한 고양이가 살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사람을 길들일 뿐이다. 고양이의 모든 모습, 행동, 발걸음 하나하나가 보는 이를 감탄에 빠뜨린다. 그리고 심지어는 자는 모습조차도 우리가 잃어버린 평온함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고양이는 우리의 잘못을 단호하게 응징한다. 날카로운 반월형의 발톱과 이빨이 매서운 눈으로 우리를 노려볼 때, 우리는 우리의 죄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흔히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 개라고 한다. 그 말은 고양이가 인간이 생각하는 생사의 한계를 벗어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어느 날 고양이 한 마리가 인간은 갈 수 없는 곳에서 편지를 가져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나는 이 글에서 써보려고 했다. 왜냐하면 고양이에게는 정말 그런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고양이 한 마리를 가슴에 품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겨울

한국 고전문학 읽기 49 : 계축일기

고전은 오랜 세월을 견디며 살아남은 책들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일은 바로 잊어버린다. 그런데 우리가 고전이라고 부르는 책들은 몇백 년의 세월을 거쳐 오면서도 사라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항상 우리 가까이에 두고 읽게 된다. 그 이유가 뭘까? 고전은 옛사람들에게나 지금 사람들에게나 모두 귀중한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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