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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김상렬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3년 9월 <김구 : 한국 독립운동의 큰 별>

그리운 쪽빛

생성할 것은 무섭게 그 잎과 뿌리를 뻗게 하고, 썩고 소멸할 것은 또 가차없이 그렇게 도태시키는 위대한 이 계절의 위력 앞에서, 나는 다만 작은 흙먼지나 물방울에 지나지 않을 따름이다. 그리하여 나는 또 스스로에게 묻는다. 밑바닥에는 아직도 내가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남아 있는가? 여기 실린 작품 중 중편인 '우국제(憂國祭)'를 빼놓고는 모두 지난 십 년 역마살의 자취가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비록 사실과 허위가 적당히 뒤섞인 저자거리 밖의 이야기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거기에는 어쩔 수 없는 업보로서의 내 인생이 처절하게 숨겨져 있음을 고백하고 싶다. 그것은 곧 뼛속까지 시리고 아팠던 나의 또 다른 리얼리즘, 현실의 거울인 것이다. 나는 또 오랜 만의 이 소설집 발간을 계기로 감히 바라건대, 시간이 흘러도 쉬 상하지 않는, 아주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그런 따뜻한 칼날 위에 서보고 싶다.

따뜻한 사람

나는 얼마 전 모처럼 찾은 고향의 당솔나무 아래에서 참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너는 누구냐? 왜 사느냐? 어느 황야를 헤매다 왔기에 그리 피폐한 이리 꼴이 되어 있느냐? 그럼에도 무엇을 위해 문학이라는 걸 그리 결사적으로 붙잡고 있느냐? 아, 진정 우리 삶에 있어서의 문학은 오해인가? 예술은 정말 사기인가. 이 시대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속에서, 작가가 사기치지 않고 사는 방법은 진실로 없는 것인가?

만코만코 하고하고

이 작은 판타지·풍자소설집은, 소설로써 내 문학과 인생의 의미를 새라새롭게 일깨워 준 작가들에게의 헌사이며, 손바닥 같은 짧은 분량의 단검으로도 얼마든지 촌철살인할 수 있다는 내 객기어린 실험정신의 산물이기도 하다.

헛개나무 집

산속에 들어와 글농사 짓고 산 지 벌써 15년째이다. 물론 어설픈 밭농사도 함께 지었지만, 작가로서의 본령은 아무래도 외로운 문학의 목마른 치열성일 수밖에 없었다. 적막에 든 밤, 나는 그 불꽃을 베개 삼아 이명(耳鳴) 같은 산소리를 참 자주 들었다. 지하 저 깊은 심연 속 수맥의 물소리도 안다미로 새겨들었으며, 그러다 날이 밝으면 다시금 산뱅이 아래뜸 사람들과의 낯익은 일상으로 선바람에 되돌아가곤 하였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생태계(?) 작품집이다. 내 어쭙잖은 인생 후반부의 한 축을 매듭짓는 의미 또한 가감 없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오늘의 핍진한 농촌 생활상을 포함해서, 우리네 삶과 죽음의 문제가 어떤 무늬로 엮이는가에 대한 성찰이 유독 많은 까닭은, 아무래도 점점 나이 들어가는 작가의 ‘몽근짐 내려놓기’가 크게 작용했을 터. 덧없는 나달은 어느 결에 무엇이든 깨끔히 갈무리하도록 조비벼 채근한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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