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널려 있는 인권문제에 애써 모른 척 외면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았던 비겁한 나 스스로의 모습을 자꾸 되짚어보게 만드는 작업이 솔직히 편안한 일은 아니었으니까요.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그렸지만 여전히 제 만화는 가볍습니다. 그저 읽는 분들이 각자의 마음속에 담고 있을지 모르는 편견들을 한 번이라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일기를 쓰듯, 친한 친구에게 농담을 하듯 나의 이야기들을 늘어놓습니다. 여기에 실린 만화들은 2년이 넘게 그려 모은 것들입니다. 대단한 명작을 그리는 것도, 정성을 많이 들여 잘 그린 것도 아닌데 최소한 낮에는 회사원이어야 하니까 2년 동안 겨우 얇은 책 한 권을 간신히 채울 분량의 만화원고를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친한 친구와 편안히 앉아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 것처럼, 소주 한 잔 하면서 낄낄거리며 직장상사 흉을 보고 스트레스를 푸는 것처럼 그렇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확실히 그린 제가 봐도 천하무적 홍대리는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거친 면들이 많이 보이는 만화입니다. 배경이나 그림체 연출...신경을 쓰지 못한 점들이 많아서 아쉽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저도 제 만화가 어떻게 변해갈지는 잘 모르지만 부족한 곳을 보실 때마다 변해가는 과정들을 지켜본다는 아량으로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힘들게 책방을 찾아와서 그 수도 없이 많은 책들 중에서 제 책을 골라서 거금 몇 천원을 내고 사 주신 분들이 책값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시기를 간절하고 또 간절하게 바랍니다. 저도 책방에서 돈을 주고 산 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분통이 터지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