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의 삶, 김영하 스타일"
김영하 소설집.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이후 4년, 소설집으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이후 7년 만이다.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아이를 찾습니다>, 2012년 이상문학상 대상 <옥수수와 나>등, 김영하다운 일곱 편의 소설이 실렸다.
어떤 사건 이후, 인생은 전혀 다른 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낸다. 고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와 단 둘이 떠나는 해외여행을 결정했을 때, 휴대폰을 바꾸기 위해 마트에서 잠시 딴 생각에 빠져 카트에 실린 아이를 잊었을 때,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신입사원 연수 참여를 결정했을 때. '이전'의 삶과 전혀 다른 '이후'의 삶이 펼쳐지리라고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어떤 순간들이 지나가면 그 '이후'의 삶이 무심히 펼쳐진다. 같은 상실을 경험한 이들이 같은 언어로 나눌 수 있는 어둠에 관해 김영하가 쓴다. 지적인 문장을 읽는 즐거움, 신선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경험, 인생의 아이러니를 압축한 소설의 묘미, 무엇을 원하든 김영하다.
- 소설 MD 김효선 (2017.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