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권정생이 만난 한 아이 이야기"
예배당 문간방에 사는 나는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며 글을 쓴다. 나의 문간방에는 지체 장애와 지적 장애를 가진 열여섯 살 창섭이가 가끔 찾아온다. 울 줄도 모르고, 아픈 줄도 모르고, 글쓰기를 항상 기다려주는 창섭이. 어느 비 내리는 가을날, 나는 창섭이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함께 찬송가를 부르며 배고픔을 달래기도 했다.
권정생의 산문 <그해 가을>이 그림책으로 탄생했다. 제6회 권정생 창작기금을 수상한 동화작가 유은실이 어린 독자들이 알기 쉬운 문장으로 새롭게 글을 썼다. <동강의 아이들> 작가 김재홍은 특유의 사실적인 묘사로 스산한 가을 풍경을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냈다. 담담한 이야기 속에 청년 권정생의 후회와 아픔,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에 대한 사랑과 따스함이 가득하다.
- 유아 MD 강미연 (2018.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