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거북>의 토끼는 어떻게 됐어요?"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겨버린 거북이 꾸물이를 통해 '나답게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던 유설화 작가의 신작. <슈퍼 거북>의 또 다른 주인공 토끼 재빨라의 이야기다. 꿈에도 생각지 못하던 패배 이후, 재빨라는 경기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경주에서 지게 된 이유를 백 가지도 더 말할 수 있는데, 아무도 내 말은 들어주지 않고 모두의 관심은 '슈퍼 거북'에게만 쏠려 있다. 급기야 달리기의 '달'자만 들려와도 귀가 쫑긋 서고, 남들의 말과 시선에 신경 쓰느라 지쳐 가던 재빨라는 아예 달리기를 그만두기로 한다. '피나는' 훈련 끝에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뛰지 않는 토끼로 거듭난 재빨라, 이제 재빨라는 괜찮아졌을까...?
유설화 작가는 우리가 흔히 겪는 실패나 실수에 대처하는 모습을 '경주에 진 토끼'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실패 이후 부정하고, 분노하고, 체념하고, 예민하게 굴다가 회피하기까지의 모습, 마침내 주변의 시선과 움츠린 자신의 마음을 극복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즐거움을 되찾기까지의 과정을 세심한 묘사와 특유의 유머로 표현했다. 깔깔거리며 재빨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누군가 '괜찮아, 괜찮아' 하며 내 어깨를 다독여주고 있는 느낌이다.
- 유아 MD 강미연 (2020.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