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호,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열심히만 살면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듣기 좋지만 판타지다. 현실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기준으로 성공한 삶을 살면서 스스로 노력만으로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축하받을 일이지만 추앙받을 일은 아니다. 그는 수많은 행운을 만났지만 그것이 행운이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을 뿐이고, 그 어리석음을 전시함으로써 불평등을 가리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한다.
오찬호는 이 책에서 14가지 키워드로 한국 사회를 진단한다. 각각의 키워드에서 살피는 것은 별 탈 없어 보이는 표면, 그 아래에 숨은 불평등이다. 대부분의 진실이 그렇듯 사회의 불평등은 뻔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 어떤 현상과 사건에서 이를 포착해내기 위해선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이 책은 그 시작을 도와준다. 키워드마다 현실에서 있을 법한 사례와 그에 대한 상반된 두 명의 견해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이어진다. 세상을 똑바로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마중물로 적절한 책이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2020.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