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 작가 신작, 우리가 새로 그린 하루들"
여기 떠돌이 개의 모습을 한 악마가 있다. 그리고 어딘가 외로워 보이는 소녀. 기댈 곳 없던 두 존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다. "소원 한 번 이뤄진 적 없는" 소녀와 "별 볼 일 없는 악마" 검은 개는 지루한 하루를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보낸다. 어쩌면 지루하기보다 끔찍했을 하루들. 둘만의 못된 짓은 그런 매일매일을 반짝반짝 빛나게 해준다. 소녀가 나이가 들어 기억을 몽땅 잃어버리기 전까지.
전작 <긴긴밤>과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로 많은 사랑을 받은 루리 작가의 최신작인 <메피스토>는 독자들의 기다림을 단번에 녹여주기에 충분하다. 단단한 스토리와 그림책-그래픽노블을 넘나드는 형식은 이야기의 힘을 사랑하는 독자와 그림책의 함축적인 형식을 탐하는 독자 모두에게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그들만의 이야기로 새로 꾸린 하루를 가만히 들여다보자.
- 어린이 MD 임이지 (2023.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