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위기를 둘러싼 담론의 확산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되지 못한다. 정확히 말해 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비평의 위기라는 진단이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한 사람의 비평가로서 뼈아픈 자기성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비평가도 안 읽는 비평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비평과 독자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는 비평은 더 이상 비평일 수 없다. 비평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평론집을 묶으며 이와 같은 비평 내부의 문제가 새로운 화두로 제기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앞으로 내가 짊어져야 할 최우선의 비평 과제가 될 것이다.
어느새 비평가의 길로 들어선 지 만 10년이 되었다. 해석과 분석에 골몰하기보다는 비평가로서의 자의식을 확립하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엉성하고 거칠기 짝이 없는 비평이지만, 그래도 주체적 비평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에서 작은 위안을 삼는다.
필자는 이러한 '반역'의 불순함 속에 '비판정신'과 '주체의식'이 깊숙이 침투해 들어가길 기대한다. '반역'은 곧 '불순함'이라는 자동화된 인식을 강요하는 타락한 중심의 세계 속에 여전히 갇혀 있는한 비평의 미래는 암담할 뿐이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도 이렇게 강변한다. '반역'은 올곧은 비평을 꿈꾸는 한 젊은 비평가의 '비판정신'이요, '주체적 비평'의 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