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 시작. 소설집 『매향(埋香)』 『국경을 넘는 일』 『늑대』 『두 번의 자화상』, 장편소설 『여자 이발사』, 산문집 『세상의 큰형들』 『기타 등등의 문학』 등이 있음. 신동엽문학상, 채만식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현재 순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
「낚시하는 소녀」는 발표 당시 「매미」연작 중 일부로 발표되었다. 나로서는 특별한 경로로 구상한 소설이다. 지난여름 언론에「워낭소리」의 이충렬 감독이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영화 「매미소리」가 언급된 바 있다. 이 작품의 크랭크인을 앞두고 이충렬 감독이 갑작스레 뇌종양으로 쓰러졌다. (……) 그는 전작 「워낭소리」에서 담아낸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은유를 극영화 「매미소리」를 통해 심화시켜보고 싶어했다. 죽음을 딛고 삶을 이야기하기. 나는 그 영화의 원작이 될 소설을 기꺼이 쓰기로 했다. 그와 남도로 여행을 다니며 작품을 구상했다. 우리는 죽음의 풍경을 배회하면서 삶의 기미를 읽어내려고 하였다. 작품에 담고 싶은 메시지, 이미지, 미감을 우리는 구체적으로 그려나갔다. (……) 초고로 남은, 불만스런 소설을 들여다보며 이 이야기가 다시 씌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감독이 돌연 허약한 소설 속으로 뛰어들었지 않은가. 그것은 몹시 둔중해서 기왕의 문장들이 견뎌내지 못했다. 우리가 죽음 곁으로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서지 않았나, 자책했다. 정말 그런가, 확인하고 싶어 남도로 나선 길에 수상 소식을 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