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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하재연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5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10월 <내게 와 어두워진 빛들에게>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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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하의 시들에는 북극의 오로라처럼 보이지 않는 슬픔의 무지갯빛 무늬가 서려 있다. 먼 곳의, 닿지 않는, 그러나 언젠가는 꼭 한 번 눈앞에서 만나게 될 것 같은, 나의 생애 한 켠에 품고 있는 무늬들. 이 무늬들은 삶의 "건널 수 없는 건너편"을 꿈꾸는 이들에게 깊이 갈앉아, 그들을 흐려지게 하거나 반짝이게 하는 그런 것들이다. 나는 그의 시를 읽으면서 "수많은 하나의 순간"을 여는 마법과 같은 손가락을 떠올린다. 누군가는 반드시 기록했어야 할 삶의 숨어 있는 장소들. 그가 가느다란 손가락을 들어 가리킨 곳마다, 한밤의 번갯불에 번쩍 모습을 드러내듯, 우리 안의 장소와 우리 밖의 고통이 아름다운 윤곽을 얻는다. 오로라, 하고 당신이 입을 열면 오로라, 하고 내가 따라 발음하는 우리의 동그랗고 허망한 입술. 그 오로라의 모양을 그려놓는 시인의 검고 투명한 글자들이, 시집을 읽는 당신의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을 잉크처럼 고요하게 퍼져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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