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은 작가, 번역가, 편집자, 출판인, 연구자, 활동가, 언론인 등 책 주변의 106인에게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출간된 1,118,869종의 책(참고서, 잡지 제외) 중에서 '21세기 최고의 책' 10권을 골라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최고에 대한 기준은 각자 다를 것이기에, '기억할 책, 함께할 책'이라는 부제를 통해 '지난 25년간 출간된 책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 현재의 세계에 영향을 끼친 저작, 앞으로의 세대를 위해 더 많이 읽혀야 할 책'이라는 느슨한 기준을 제시 했습니다. 이 요청은 출판계 전체를 아우르거나, 독자들의 마음 깊은 곳을 헤아리는 등 각자의 고민을 거쳐 다양한 양태로 도착했습니다. '최고의 책'을 고르는 완전하고 무결한 기준이 있을까요? 우리는 작고 세심한 예외들을 허용하기로 했고 덕분에 목록은 더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무엇인가가 되었습니다. 책 주변의 106명이 각자의 고민을 통해 고른 '21세기 최고의 책'을 공개합니다.
한국전쟁은 한반도에서 있었던 20세기 최고의 세계사적 사건이자 한반도인들에게 부여된 21세기 최대의 숙제이기도 하다. 한국전쟁에 대한 고찰은 ‘평화로운 세계’로 향하는 시대 담론의 시작이자 행복한 삶의 전제인 ‘평화로운 일상의 확보’와 직결된 실천 행위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박태균의 <한국전쟁> 읽기는 나의 안전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지적 실천이다. 우리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서 살고 있다. 독자들의 응원에 힘입어 늦지 않게 개정판이 나오길, 아울러 한국전쟁 관련하여 더 깊고 풍부한 저작들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추천하는 이유
세계에서 가장 장구하고 방대한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 2,077책, 현대 제책 방식으로 413권 분량의 실록을 매일 12시간, 3년에 걸쳐 완독했다. 121권의 노트로 다시 정리하고 콘티에서 채색까지 오롯이 혼자 꼬박 10년 동안 그리고 썼다. 그 결과 2만 5천여 컷, 4천여 장의 그림, 700여 명의 캐릭터를 담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완성했다. 수많은 상과 상찬의 수식어들이 쏟아졌지만, 범접할 수 없는 끈기와 열정, 통찰력 있는 고증과 해석으로 세계기록유산의 독보성을 구현한 세기적인 성과였다는 사실을 덧붙인다.
추신
1.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선정인 만큼 한국인이 쓴 오리지널리티 저작물을 대상으로 했으며 각 선정인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 다양성의 면에서 좋을 것 같아 문학 또한 제외했습니다.
2. 지난 25년 우리 사회의 흐름과 주제를 인문, 정치 및 사회, 과학, 경제 등 학문과 교양의 기초 분야별 안배를 고려했습니다.
3. 1차 30종을 선정하고 다시 추리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작들을 불가피하게 제외한 목록들이 너무 많아 출판인으로서 참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추천인 소개
잡지 기자와 편집장을 거쳐 1992년 본격적으로 출판계에 입문했다. 인문사회과학출판사 새길 편집주간으로 ‘비판총서’와 ‘지혜가 드는 창’ 시리즈를 통해 《철학과 굴뚝 청소부》, 《상식 밖의 세계사》, 《미학 오디세이》 등 100여 종의 인문교양서를 선보였으며, 이후 도서출판 푸른숲 편집주간과 푸른역사 편집주간 및 대표로 있으면서 시, 소설, 인문,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220여 종의 책을 펴냈다. 2001년 5월 ‘가치 있는 삶의 동반자’를 모토로 휴머니스트를 창립, 20년 동안 《대담》,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나의 첫 역사책》,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시를 잊은 그대에게》 등 어린이에서 성인까지 독자의 생애와 함께하는 깊고 풍부한 지식·교양·학술·실용서 1,000여 종을 발간했다.
2013년 7월,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시작으로 〈연남책빵〉, 〈논어백독〉등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며,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새로운 독서 체험의 공간을 제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출판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겨레문화센터 출판기획과정과 한국출판인회의 서울북인스티튜트(sbi)에서 출판기획 강의를 했다. 2007년 미국 컬럼비아대학 동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로 출국, ‘동아시아, 미국, 유럽의 출판 환경과 시스템의 비교’와 ‘디지털 시대의 출판’을 연구하고 2009년 귀국해 《편집자란 무엇인가》를 펴냈다. 2013~2015년에 한국출판인회의 서울북인스티튜트 원장을 지냈으며, 2018년 ‘올해의 출판인’ 상을 받았다. 현재 (주)휴머니스트출판그룹 대표이사이자 발행인이며,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