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예술 토머슨을 추천하는 이유
도시는 너무 거대하고 복잡해 내가 어떤 흔적도 남길 수 없을 것 같다. 거꾸로 나 역시 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그다지 각별하지 않다. 『초예술 토머슨』에서 아카세가와 겐페이는 ‘토머슨’ 찾기를 통해 누군가는 흉물스럽다 할지 모를 도시 기물들에 질서를 부여하고 그것을 자신의 이야기로 삼는다. 겐페이와 이야기를 함께 써 나가는 동료 중 한 명은 홀로 무용하고 높은 굴뚝에 올라 꼭대기 부분의 탁본을 뜨기까지 한다. 자칫 잘못하면 목숨이 위태로웠을지도 모를 위험을 두 번이나 감수한 그의 시도 덕분에 겐페이가 ‘토머슨’의 이름으로 이어 가던 이야기는 전보다 좀 더 진지해진다. 복잡한 도시에서 한 가지 이야기를 캐내고, 그 이야기로부터 도시를 좀 더 사랑하게 되는 것, 이것 참 기분 좋은 선순환이다. 『초예술 토머슨』을 떠올리는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다.